미국 금리 동결에도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는 이유

이충재 기자

입력 2015.09.21 15:43  수정 2015.09.21 15:59

'차이나 리스크' 여전해…한은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높아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동결한 뒤에도 국내외 금융시장은 여전히 출렁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동결한 뒤에도 국내외 금융시장은 여전히 출렁이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해온 글로벌 금융시장은 짧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 불안요인은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쌓여있는 상황이다. 당장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는 고정 변수에 차이나 리스크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떠안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이번 미국 금리 동결의 여파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정부는 미국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한층 복잡해졌고,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이 재발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경제, 미국 금리인상+중국리스크 버틸 '체력'이 관건

한국경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미치는 엄청난 파급력을 고려할 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중국 경기 침체 심화와 신흥국 자본 유출 등 잔재한 불확실성에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무엇보다 한국경제가 ‘체력’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불안 요소다. 글로벌 경제 파고를 넘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주저앉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한국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는 무려 1130조원에 달한다.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어 가계부채 도화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욱이 8월 수출액은 작년 동기대비 14.7%나 감소하면서 2009년 8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메르스 여파 등으로 전기 대비 0.3% 성장에 그쳤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0.1% 감소해 4년 반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사 전경(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 금리 동결 직후 '반짝'…경제성장률 2009 수준으로 돌아갈까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 금리 동결 발표 직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올랐고, 원-달러 환율과 만기 3년·5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안정감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반짝 효과’일뿐 장기적 관점에서는 불안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8일 시중 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를 주재하면서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을 싫어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장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세계 금융위기로 휘청거린 2009년 이후 최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해외 금융기관 36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2.5%다. 무디스는 지난달 20일 한국의 성장률을 0.3%포인트 내렸고, 모건스탠리도 지난 17일 0.2%포인트 낮췄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는 “한국 수출의 성장 엔진이 꺼졌다”며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도 내년 한국 경제가 2%대에서 정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며 “올해 메르스 충격으로 소비가 위축된데 따른 반등 효과가 내년에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질적인 경제 활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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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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