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는 인사청문회, 새누리당에 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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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리는 인사청문회, 새누리당에 선수가 없다
    총리 인사 청문회서 야당 불필요한 자극으로 공세 빌미
    칭송성 질문하면서 후보자 소명 기회 줄 생각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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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5-02-11 15:22
    김지영 기자(jyk@dailian.co.kr)
    ▲ 11일 오전 국회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전혀 예기치 못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의 잇따른 실책으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 맞물려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던 새정치민주연합 청문팀이 예상 밖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무난한 청문회 통과가 예상됐던 이 후보자는 부실한 답변 준비와 새누리당 의원들의 ‘헛발질’로 고전하고 있다.

    이완구 위증 논란에 '언론외압 녹취파일' 공방으로 하루 날려

    청문회 첫날이던 지난 10일 최대 쟁점은 이 후보자의 언론외압 발언이었다.

    앞서 모 일간지 기자는 이 후보자와 점심식사 자리에서 이 후보자의 발언을 녹취했고, 이 파일을 새정치연합 청문위원인 김경협 의원 측에 넘겼다. 녹취록 안에는 자신이 언론인을 대학 총장으로 만들었고, 김영란법 대상에 언론인을 포함시키겠다는 등 언론외압으로 비춰질 수 있는 후보자의 발언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관련 질문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하면서 위증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기억이 정확하지 못하다”, “양해해 달라”, “죄송하다”, “송구스럽다” 등 불성실한 답변을 반복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측은 이 후보자가 한 발언의 사실 유무와 취지를 확인하기 위해 청문회장에서 녹취파일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나, 새누리당 측은 완강히 반대했다. 결국 새정치연합 청문위원들은 비공개로 파일을 열람하자는 제안마저 무산되자 청문회장이 아닌 기자회견장에서 녹취파일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측은 녹취파일을 공개하는 것이 자신들도 부담스러워 피하려고 했지만, 이 후보자의 답변이 녹취파일의 내용을 부정하고 있고, 새누리당의 태도가 강고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통상 정치인들이 젊은 기자들과 식사 자리에서 군기 잡기, 자기 과시 등의 목적으로 이야기를 과장하는 점을 고려하면, 비공개로만 파일 열람이 진행됐더라도 충분히 논란이 마무리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도한 칭찬으로 소명 기회 빼앗고, 불필요한 자극으로 공세 빌미 줘

    다른 쟁점에 있어서는 새누리당 청문위원들의 태도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반적인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검증을 이유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지만, 청문 대상자에게 답변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여당 의원들은 주로 자신의 질의 시간을 활용해 청문 대상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거나, 야당 측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면서 공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장우 의원을 비롯한 일부 청문위원들은 질의시간에 기부내역 등 이 후보자의 미담 사례를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거나, 이 후보자를 상관 격으로 대하는 등 부적절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이 때문에 이 후보자는 새정치연합은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의 질의시간에도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얻지 못했다.

    녹취파일 공방 과정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젊은 기자의 앞날을 고려하지 않는 야당 의원들의 행태에 국회의원이 아닌 인간적인 자괴감을 느낀다(김도읍 의원)”, “취재원이 사석에서 얘기하는 건 오프더레코드라는 게 취재의 ABC(이장우 의원)”, “국회가 관례상 원칙적으로 음성 틀지 않는다(정문헌 의원)” 등 사실과 다르거나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이어가 새정치연합 측에 반박의 빌미만 제공했다.

    특히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기자회견장에서 녹취파일을 공개한 뒤 이장우 의원은 공개분에 대한 ‘편집’, ‘짜깁기’ 의혹을 제기해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반발만 불러일으켰고, 청문회는 또 다시 파행했다.

    밋밋했던 새정치, 새누리 헛발질에 강공으로 돌아서

    이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은 뜻밖의 수확을 거뒀다. 당초 이 후보자는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 후보자와 협상장에서 자주 마주했던 원내당직자들, 충청권 의원들이 특위를 꺼려했던 탓에 청문회 경험이 전무하거나 대여 투쟁과 거리가 먼 의원들로 청문특위가 구성됐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원내당직자는 “진선미 의원은 자기가 가겠다고 의욕적으로 한 게 아니라 안 하겠다는 걸 하라고 해서 본인은 내용도 잘 모르고 특위에 들어갔다. 그냥 물렁물렁하게 내보낸 것”이라며 “진성준 의원이 있기는 하지만, 김경협 의원도 사실 물렁물렁하게 내보낸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외압 녹취파일이 김경협 의원 측에 흘러들어가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새정치연합 청문위원들은 이 후보자에게 불리한 여론을 등에 업고 총공세를 벌였다. 또 새누리당 청문위원들이 명분을 깔아줌에 따라,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녹취파일을 공개했고, 이는 새정치연합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11일 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부동산 의혹과 관련해 영양가 없는 질의를 이어가던 중 박덕흠 의원이 문재인 새정치연합의 이 후보자 관련 발언을 비판한 것.

    유성엽 새정치연합 의원은 때를 놓치지 않고 “우리 소속 당 대표를 지적하고, 비난하는 건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가급적 청문회에 열중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지적했고, 한선교 위원장도 “나도 유 의원의 말에 공감한다”며 새정치연합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틀간 이어진 청문회를 계기로 이 후보자에 대한 거취 압박을 더욱 높였다.

    문재인 대표는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강도 높은 청문회로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모두 규명할 것”이라며 “이미 국무총리가 두 명 낙마해 웬만하면 넘어가려고 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다.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의원총회로 우리 당의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데일리안 =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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