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드래곤’ 이청용(26)이 3년 만에 프리미어리그에 돌아온다. 행선지는 런던 연고의 크리스탈 팰리스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3일(한국시각), 볼턴으로부터 데려온 이청용과 2018년 6월까지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적료는 양 구단 합의 하에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50만 파운드(8억원)에서 100만 파운드(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일단 5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건넨 뒤 올 시즌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하면 추가로 50만 파운드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의아한 점은 이청용의 턱없이 낮은 몸값이다. 이청용은 지난 2009-10시즌 FC 서울에서 볼턴으로 이적했다. 당시 볼턴이 지불한 이적료는 250만 유로(약 31억원)였다.
그렇다면 2부 리그에 머무느라 몸값이 떨어진 것일까. 이청용은 23세였던 2011-시즌, 몸값이 절정에 달했다. 그 당시 ‘트랜스퍼마켓’이 책정한 추정 이적료는 750만 유로(약 93억원)에 달했고, 올 시즌에는 300만 유로(약 37억원)가 매겨졌다.
하지만 막상 이적이 현실화되자 이청용의 몸값은 추정치에 비해 4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밀은 ‘보스만 룰’에 있다.
‘보스만 룰’이란, 계약이 끝난 선수는 구단 동의 또는 이적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는 규정을 일컫는다. 1990년 유럽사법재판소로에 소송을 내 승소, 자유계약 신분을 얻은 벨기에 축구선수 장 마르크 보스만으로부터 비롯됐다.
‘보스만 룰’에는 한 가지 원칙이 더 있다. 바로 현 소속 구단과의 계약이 6개월 이하로 남았을 경우 다른 클럽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으며 사전 계약까지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청용은 지난 2011년 8월, 볼턴과 재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오는 6월이 만료인 계약기간 4년의 장기계약이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볼턴은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됐고, 이청용에게도 수많은 러브콜이 있었다. 이적료와 계약기간은 비례하기 때문에 볼턴은 급하지 않았다. 보다 많은 액수를 받거나 그대로 잔류시켜 1부 리그 복귀에 힘을 쏟겠다는 심산이었다.
벌써 3시즌이 지났지만 볼턴의 EPL 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이청용과의 계약종료가 다가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볼턴이었다. 급히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이청용의 마음을 돌리는데 실패, 부랴부랴 이적시장에 그를 내놓게 됐다.
이청용을 원하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느긋한 자세를 취했다. ‘보스만 룰’에 의거, 6개월 뒤에는 이적료 없이 영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볼턴 구단은 한 푼의 이적료라도 챙기기 위해 이적을 급히 추진했고,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확정지으려는 크리스탈 팰리스가 손을 내밀며 성사됐다. 또한 볼턴은 중앙미드필더 배리 배넌을 임대 이적으로 데려오는 성과까지 얻었다.
한편, 런던을 연고로 하고 있는 크리스탈 팰리스는 1905년 창단했으며 지난 시즌 1부 리그로 승격됐다. 올 시즌은 5승 8무 10패(승점 23)로 리그 13위에 머물고 있으며 지휘봉은 뉴캐슬을 이끌었던 앨런 파듀 감독이 지난달부터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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