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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김성근 핸디캡?’ 한화 FA 시장 빈손 될까


입력 2014.11.21 10:36 수정 2014.11.21 10:4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만년 최하위 이미지로 대형 선수 수급에 어려움

대형 FA보다 가치 있을 '야신' 영입이 더 큰 의미

김성근 감독과 대형 FA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다. ⓒ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과 대형 FA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다. ⓒ 한화 이글스

역대 최대 규모의 FA 시장이 열렸지만 반등을 노리는 한화 이글스 입장에서는 강 건너 잔치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9일 2015년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1명 중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19명의 선수를 공시했다.

먼저 대어급만 하더라도 SK 최정과 김강민(원소속팀 기준)을 비롯해 삼성 안지만, 윤성환, 롯데 장원준, LG 박용택 등 꾸준한 기량을 보장하는 특급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권혁, 조동찬, 배영수, 나주환, 조동화, 김사율, 송은범 등도 어느 팀을 가더라도 충분히 주전 자리를 꿰찰 준척급 FA들이다.

한화는 2000년대 후반 레전드들의 은퇴와 리빌딩 실패로 말미암아 2007년 포스트시즌 진출을 끝으로 긴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7년간 ‘5886899’로 대변되는 5차례의 최하위가 이를 말해준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필요로 했던 한화는 FA 시장에 눈을 돌렸다. 마침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며 200억원이 넘는 자금력도 갖췄다. 그러나 한화 입단에 관심을 보이는 선수가 없었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 2013 FA 시장서 마일영(잔류)을 제외하면 단 1명의 선수도 영입하는데 실패했다. 특히 외야를 책임질 김주찬과 베테랑 이호준, 불펜의 핵이 될 정현욱이 타 팀 이적을 선택했지만 종착지는 한화가 아니었다. 그렇게 류현진이 남긴 유산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다.

지난해 FA 시장에서는 달랐다. 타 구단 협상이 가능해지자 발 빠르게 움직여 정근우와 이용규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물론 정근우의 적지 않은 나이와 이용규의 몸 상태를 감안하면 137억원의 액수는 과도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최하위 팀 유니폼을 입히기 위해 무리한 베팅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화는 여전히 선수 수급을 필요로 한다. 선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야신’ 김성근 감독이 영입됐지만 포지션 곳곳에는 소위 ‘구멍’이 비일비재하다. 이를 메우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나 FA 선수 영입이다.

다행히 한화는 모기업의 충분한 자금력은 물론 류현진의 포스팅비도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다. 하지만 대형 FA들이 한화행에 관심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FA는 선수 입장에서 또 다른 도전과 시작을 의미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값진 보상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최소 9년(대졸 8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치며 베테랑으로서 자리도 잡았고, 돈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편하게 선수 생활을 보내고 싶은 마음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2년 전 대형 FA들이 만년 최하위팀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한화는 김성근 감독 체제로 탈바꿈했다. 이는 곧 무시무시한 지옥훈련을 견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한화는 마무리 훈련서부터 초고액 연봉자인 김태균, 정근우는 물론 부상 없는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지금까지 맡아왔던 팀에서 늘 무한 경쟁 체제를 유지해왔다. 선수의 경력과 몸값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2007년 SK 지휘봉을 잡자마자 베테랑 고액 연봉자였던 김재현과 박재홍을 플래툰 시스템으로 기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김성근 감독의 야구 철학은 도전과 인내로 점철된다. 따라서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한 유망주나 재기를 꿈꾸는 베테랑들에게 더욱 알맞은 지도자라 할 수 있다. 한화 구단 역시 무리해서 선수들을 영입할 이유가 없다. 100억 몸값의 선수보다 더한 가치를 지닌 ‘야신’을 품에 안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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