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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타는 '푸틴-김정은' 김영남 길 트고 최룡해 일낸다


입력 2014.11.16 10:04 수정 2014.11.16 10:08        목용재 기자

<인터뷰>남과 북 러 대사관 근무한 게오르기 교수

"북-러 관계 급속 진전 더 가까워질 가능성 있다"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 교수.ⓒ북한민주화네트워크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 교수.ⓒ북한민주화네트워크
올해 들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부쩍’ 좋아지고 있다.

2000년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몇 차례 만난 바 있지만 당시 북한의 미사일, 핵 문제로 인한 국제적 대북제재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북러 관계는 소원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당시 러시아는 북한을 정상적인 국제사회 일원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혈맹’이었던 북러 관계는 과거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이후 북러 관계는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당시 북한 팀은 소치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김영남이 참석해 푸틴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조치를 지지했고, 이에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과 북한의 채무의 90%를 탕감해줬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에 의존적인 대외관계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지원, 채무 탕감이라는 ‘횡재’를 이끌어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조치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부상했을 당시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면서 ‘상부상조’한 셈이다.

이와 관련,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최한 '한반도 통일 이후 국민통합 방안'이라는 제하의 국제세미나에 참석차 방한한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 교수(남한·북한 러시아 대사관 근무)는 12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좀 더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어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톨로라야 교수는 “북한은 현재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려 한다”면서 “김영남이 소치 올림픽에 참석했을 당시 푸틴 대통령과도 만났는데, 당시 러시아 내에서 김영남이 참석했다는 것이 이슈가 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과 러시아는 어떤 면에서 상호이익이 있을지 논의 중”이라면서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러시아를 지지한 많지 않은 나라 중 북한이 있었다. 환영까지는 아니었지만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등장이후 도발적 언행을 지속하면서 관계가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공동상호 이익 증진을 위한 협력이지 대북지원은 아니다. 5만톤의 식량지원을 한 것이 유일한 지원 품목”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이 지난 2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를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연합뉴스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왼쪽)이 지난 2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를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러시아에 상당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벌목공으로 파견돼 있는데, 북한 벌목공의 역사는 언제부터라고 봐야하나.

“1960년대부터 전통적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벌목공으로 파견돼왔다. 이들은 독립된 캠프를 설치해 거주지로 사용하면서 북한의 질서가 유지되도록 했다. 북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일을 하고 싶어했고 벌목공 캠프 생활이 북한보다는 나았기에 우리 정부에 요청을 한 것이고 이에 우리 정부는 수용했다. 현재 3만5000명 가량의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에 있다. 벌목공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에도 많이 파견돼 있다.”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유린이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을까.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만 1천만인데 북한 사람들의 비율은 아주 적다. 이 가운데 정식 벌목공으로 등록해 러시아에 건너왔다가 돈을 벌기위해 불법으로 건설현장이나 농장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인권을 돌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평양을 방문했는데 무슨 목적으로 다녀왔나.

“북한의 교육환경을 지원하는 ‘러시안월드 파운데이션’의 일로 방문했다. 북한 지부가 평양에 있는데 우리는 이를 통해 컴퓨터와 책 등을 북한에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러시아 책을 가지고와서 전시도 하고, 러시아 문화를 배우도록 하는 목적이다.”

-북한 내부에 '친러파' 육성을 위한 행보라고 봐도 될까.

“단순한 교육의 목적이다. 한국이 다른 외국에 그런 사업을 벌이듯이 우리도 마찬가지다. 외국(러시아)지식을 북한에 가르친다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평양 분위기는 어땠나.

“35년간 평양을 드나들었지만 현재 상황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도시 외관이 많이 변했으며 옷도 과거에 비해 잘 입는 편이다. 최근에는 교통체증까지 생기기도 한다.”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어떻다고 보나.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좀 더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어서 관계가 좋아지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되려는 동시에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려 한다.

김영남이 소치올림픽에 참석했을 때부터 관계개선이 시작됐다. 북한팀이 경기에 참여하지도 않는데 김영남이 왔기 때문에 당시 그게 놀라웠다. 그이후 경제 접촉 협상도 있었다. 북한도 러시아가 무상으로 지원을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때문에 상호 이익이 되는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지 논의 중이다.

특히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러시아를 지지한 많지 않은 나라 중 하나였다.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관계 개선이 확실히 눈에 띌 정도인가.

“2000년대 푸틴 대통령이 김정일과 몇차례 만난 바 있다. 당시에는 미사일, 핵 문제, 대북제재 등이 많았던 시기였다. 특히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도발적 언사가 많아지면서 관계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관계가 많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시작했다는 의미인가.

“상호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협력이지, 지원이라고 볼 수 없다. 러시아는 소련 당시의 북한 채무를 모두 환원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미 90%의 북한 채무를 탕감해줬다. 또한 철도 건설과 화물, 광산 사업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5만 톤의 식량이 유일한 지원 품목이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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