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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현수막 뗀 지역상인에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입력 2014.09.05 15:17 수정 2014.09.05 15:21        스팟뉴스팀

경찰 "현수막 무단 철거는 형사 입건 대상"

경기도 안산 시내 곳곳에 내걸린 세월호 관련 현수막 수십 개를 훼손한 지역 상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5일 경기 안산경찰서는 안산지역 상인연합회 소속 이모 씨(52) 등 3명은 지난달 26일 새벽 승합차 한 대를 빌려 안산 문화광장 주변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촉구’,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20여 개를 철거, 인근 쓰레기통에 버린 혐의(재물손괴)로 불구속 입건됐다고 밝혔다.

안산 시내에서 유흥업소 등을 운영하는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지역 전체가 우울감에 빠져 장사가 너무 안됐다며 이에 화가 나 현수막을 내다버리기로 작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난달 23일 밤 10시 15분경 단원구 고잔동의 한 놀이터 주변 가로수에 걸려 있던 세월호 관련 현수막 1개를 끊어 인근 쓰레기통에 버린 자영업자 나모 씨(55)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나 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세월호 사고로 이웃들이 계속 우울해하는 것 같아 현수막을 떼어낸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현수막을 다량으로 훼손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수막 무단 철거는 형사입건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현수막 제거는 너무했다”는 비관론이 일고 있는 반면, “생계곤란을 겪는 상인들이 오죽했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라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jsah****’은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슬픔과 아직 바다에서 찾지도 못하고 애타는 가족도 있는데 참사의 원인을 밝히라는 현수막을 불법으로 떼어내는 범인은 반드시 찾아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닉네임 ‘파**’ 역시 “지역상인들 심했다”며 “(본인들) 자식이 그런일로 죽었다고해도 저런 일 벌일 수 있나”고 반문했다.

또한 다음 닉네임 ‘피***’은 “현수막 붙어있다고 장사 안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보수단체와 보수단체 회원 상인이 저지른 계획적인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네이버 아이디 ‘joun****’은 “며칠 전에 안산 사람 만났는데 경기 때문에 죽으려고 하던데 저 상인도 오죽하면 저럴까 에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고, 다음 닉네임 ‘정**’은 “솔직히 안산 쪽 장사 해보면 세월호 이후 현저히 매출이 하락했다”며 “물론 당사자 마음은 알지만 오래 붙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밖에 네이버 아이디 ‘hsje****’은 “세월호 사고는 우리 모두를 놀라게했고 모두가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도했고 모두가 마음아파했다”고 운을 뗀 뒤 “그 한마음은 어디가고 서로를 질타하고 미워하나. 처음 가졌던 마음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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