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넌 아직 공인인증서 쓰니? 난 카톡으로 결제 '끝'"


입력 2014.07.30 13:17 수정 2014.10.02 17:59        윤정선 기자

PG사에 대한 금융권 진입장벽, 카카오톡을 통해 뚫는다

카카오가 3분기 안으로 자사 메신저 앱 카카오톡에 LG CNS의 '엠페이(Mpay)'를 탑재한다. 사진 왼쪽은 기존 엠페이 앱 화면 캡처. ⓒ데일리안 카카오가 3분기 안으로 자사 메신저 앱 카카오톡에 LG CNS의 '엠페이(Mpay)'를 탑재한다. 사진 왼쪽은 기존 엠페이 앱 화면 캡처. ⓒ데일리안

# A 씨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보다 최신 노트북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A 씨는 곧장 PC를 켜고 신용카드 결제를 선택한 뒤 상품을 구매했다. A 씨가 스마트폰이 아닌 PC를 통해 결제해야 했던 이유는 공인인증서를 이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또 A 씨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가 설치돼 있어도 해당 쇼핑몰에선 스마트폰 카드결제가 불가능했다.

앞으로 A 씨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쇼핑하고, 결제는 PC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신의 스마트폰에 카카오톡만 설치돼 있으면 된다.

이는 카카오가 자사 메신저 앱(App) 카카오톡에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LG CNS의 엠페이(Mpay) 기술을 탑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엠페이는 롯데카드를 제외하고 카드 대부분을 지원한다. 카카오 간편결제가 결제시장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점쳐지는 이유다.

30일 카카오와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안으로 자사 카카오톡 앱을 통해 '카카오 간편결제(가칭)'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존하는 공인인증서 유일한 대체수단 엠페이가 카카오톡에 들어가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르면 9월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간편결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카카오톡 사용자는 중 자신의 체크·신용카드 결제를 위해 공인인증서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카카오의 결제시장 진입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금융결제원의 뱅크월렛 앱과 카카오가 결합한 '뱅크월렛 카카오(뱅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뱅카의 경우 일일 송금한도(10만원)와 결제금액(30만원)이 제한적이고 별도의 뱅카 앱을 설치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또 LG U+ 이용자는 현재 뱅크월렛을 이용할 수 없다. 여기에 오프라인 결제는 NFC 기반으로 아이폰 사용자는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는다. 이 점에서 기존 은행이나 카드사 앱과 차별성을 두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금융권에선 뱅카가 시장에 나와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뱅카는 공인인증서 없이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는 뱅카가 공인인증서 기반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간편결제는 다르다. 우선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처음 스마트폰에 자신의 카드를 등록할 때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비밀번호(앞 2자리), 주민등록번호(앞 6자리+뒤 1자리)만 입력하면 된다. 본인확인은 공인인증서가 아닌 스마트폰 인증번호로 끝난다. 물론 결제과정에선 처음 앱 설치 과정에서 정한 별도의 비밀번호(6~12자리)를 입력해야 한다.

간편함보다 더 큰 장점은 결제금액과 잠재고객이다. 카카오 간편결제는 결제금액에 상관없이 자신의 체크·신용카드 한도 내에서 결제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NFC가 아닌 바코드로 카드를 대신할 수 있다. 아울러 신한카드, 국민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비씨카드, 하나SK카드 등 국내 대부분 카드이용자는 카카오 간편결제를 지원한다.

이 때문에 뱅카와 달리 금융권에선 카카오 간편결제가 출시되면 엄청난 속도로 결제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나선 공인인증서 대체수단이기도 하면서 카카오톡만 설치돼 있으면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으로 PG사가 주도하는 결제시장 변화 예고

카카오에서 선보일 간편결제는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엠페이와 거의 같다. 하지만 카드 사용자가 기존 카드사 앱에 익숙한 탓에 사용률이 저조하다. 또 국내 결제시장은 사실상 카드사가 주고하고 있어 PG사의 앱 이용률은 낮다.

LG CNS의 엠페이(Mpay) 구동 화면. ⓒLG CNS LG CNS의 엠페이(Mpay) 구동 화면. ⓒLG CNS

예를 들면 대개 신한카드 고객은 신한카드에서 제공하는 앱을 사용해 결제한다. 굳이 PG사 앱을 찾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카드사가 아닌 PG사가 카카오톡과 함께 결제방법을 주도적으로 바꿔나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국내 이용자만 30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 이용자 규모가 큰 무기다. 금융권 안팎에서 카카오 간편결제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LG CNS 관계자는 "카카오가 선보일 간편결제는 금융감독원에서 유일하게 공인인증서와 같은 수준의 보안성을 인정받은 엠페이 기술 기반"이라며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카카오 간편결제 방식은 기존 엠페이와 거의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 간편결제 서비스는 PG사의 금융권 진입을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각에서 나오는 '카카오가 결제시장까지 위협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간편결제는 LG CNS와 같은 PG사의 기술과 결합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결제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많았던 국내 PG사가 카카오톡을 통해 금융권 진입 장벽을 허물고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카오 관계자도 "카카오 간편결제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만 제공할 뿐 사실상 결제프로세스는 엠페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윤정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