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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문재인 '맑음' 박원순 '흐림' 안철수 '먹구름'


입력 2014.07.29 08:58 수정 2014.07.29 09:02        김지영 기자

문 '지지층 외연 확대' 박 '기동민 파장' 안 '공천 잡음'

사진 왼쪽부터 문재인 새정연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새정연 공동대표.ⓒ데일리안 사진 왼쪽부터 문재인 새정연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새정연 공동대표.ⓒ데일리안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차기 대권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춤한 사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지난 5월까지 야권 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선두를 지키던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같은 달 3위로 떨어진 뒤로 반등의 기회를 못 잡고 있다.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중 가장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인물은 문 의원이다. 문 의원은 리얼미터가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 2.0%p. 이하 동일)에서 17.6%의 선호도를 기록, 전주 1위였던 박 시장을 제치고 야권 1위로 올라섰다.

문 의원은 지난달 마지막 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뒤 2주 연속으로 박 시장에 밀려 2위에 머물렀었다. 특히 여야 통합 조사에서 한 차례도 박 시장을 앞서지 못하다가 이주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문 의원은 지난달 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이번 재보선에서 전국을 누비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윤준호(부산 기장·해운대갑), 조한기(충남 서산·태안) 새정치연합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후원회장과 노회찬 정의당 동작을 보궐선거 후보의 선대위 고문 등 공식 직함만 세개다.

또 문 의원은 서갑원 전남 순천·곡성 보궐선거 후보와 김두관 경기 김포 보궐선거 후보 등 새정치연합 후보들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본인의 지지층 외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야권연대 성사 후 당 지도부가 외면하고 있는 동작을 지역도 챙기면서 당 외적으로도 통합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결과적으로는 본인의 적극적인 행보를 통한 이미지 개선, 무원칙 전략공천으로 당 지도부의 신뢰가 하락한 데 따른 반사이익이 더해져 문 의원의 선호도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문 의원은 당의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본인의 지지도가 상승하는 이번 재보선 최대의 수혜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기동민 전략공천되자 박원순 2위로 내려앉아

반면, 지방선거 이후 여야 통합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박 시장은 이주 야권·통합 순위 모두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문 의원과 격차는 0.3%p로 오차범위 안쪽이나, 박 시장이 4.0%p 앞섰던 2주 전과 비교하면 변화 폭이 4.3%p나 된다. 2주 동안 문 의원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박 시장은 하락세를 보였다.

공교롭게도 박 시장의 선호도가 하락한 시점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전략공천이 결정된 시기와 겹친다. 기 전 부시장은 박 시장의 기반 세력인 GT(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계의 핵심 멤버로, 지방선거 직전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활동했던 박 시장의 최측근이다.

당초 기 전 부시장은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당 지도부가 이 지역에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하면서 기 부시장의 선거구는 동작을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기 전 부시장의 20년지기 친구인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의 선거 출마가 무산됐고, 허 위원장을 지지하던 이 지역 당원 수백명이 집단 탈당을 시도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무리한 전략공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자연스럽게 기 전 부시장을 선거에 내세운 박 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다만 기 전 부시장이 노회찬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했던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비춰졌을 경우, 장기적으로는 박 시장의 이미지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 전 부시장의 사퇴는 여론조사 기간(21~25일) 말미인 24일에 이뤄져, 이로 인한 효과가 여론조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안철수, 전략공천 무리수 2연타에 대권가도 ‘먹구름’

문 의원, 박 시장과 더불어 야권의 강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안 대표는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5월 초까지 야권 내 대권주자 선호도 1위를 지키던 안 대표는 5월 준순부터 순위가 하락해 야권 내에서는 3위, 통합 순위에서는 4~5위에 머물고 있다.

안 대표의 선호도가 하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방선거, 재보선 과정에서 무리한 전략공천이 지적된다. 안 대표는 지방선거 때 다른 후보들의 경선 요청을 묵살하고 자신의 측근인 윤장현 현 광주시장을 전략공천했으며, 이번 재보선 공천 과정에서는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대규모 ‘공천참사’를 초래했다.

실제 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재보선이 열리는 15개 선거구 중 14개 선거구에 후보를 추천, 이 가운데 광산을, 동작을, 경기 수원을(권선)·병(팔달)·정(영통) 등 5개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로써는 안 대표의 대권가도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장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조기에 당권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또 선거에서 가까스로 승리한다고 해도 내년 3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 재집권이 불투명하다.

결국 이번 재보선이 안 대표의 향후 정치인생을 결정짓는 전환점이 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수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손학규 후보와 김부겸 전 의원은 각각 8%, 6% 내외의 꾸준한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포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도 야권의 잠룡으로 평가받는다. 손 후보와 김 후보의 경우, 이번 재보선 승패에 따라 향후 당내 입지와 대권 도전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된다. 현재 안 지사는 다음달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할 예정인 충남 당진 솔뫼성지 정비에 온 행정력을 쏟아붇는 등 벌써부터 종교계 기반 다지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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