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생 혜진이 부친, 6년간 술로 지새다 결국...

김유연 인턴기자

입력 2014.03.05 10:53  수정 2014.03.05 11:03

금쪽같은 딸 살해당한 후 슬픔 못이기다가 끝내 세상 떠나

사진은 2012년 경기도 안양시립청계공원묘지에서 열린 '안양 초등학생 혜진·예슬 양 5주기' 추모식에서 딸의 이름을 쓰다듬는 고 이창근 씨ⓒ연합뉴스

안양 초등생 살해 사건 피해자 이혜진(당시 11세) 양의 아버지가 6년간 괴로워하다 끝내 딸의 곁으로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3일 이혜진 양의 아버지 이창근 씨(53)는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딸이 숨진 후 큰 슬픔에 빠져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6년의 세월을 술에 의지해 생활해왔다.

지난 2007년 12월 실종돼 이듬해 3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이 양은 이웃주민이었던 정 씨에 의해 살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 양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던 고 우예슬(당시 9세) 양 역시 정 씨에 의해 살해됐다.

이 씨에게 딸 혜진 양은 어려웠던 살림살이가 조금 나아졌을 때 얻은 소중한 딸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특별한 존재였던 딸의 죽음은 이 씨에게 견디기 힘든 비통이었다.

혜진이를 살해한 정 씨가 2009년 2월 대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이 씨는 “이미 하늘나라로 간 내 딸이 돌아오느냐”며 격분했다.

딸의 5주기 추모식에서도 그는 “널 안고 잘 때가 제일 행복했었는데...이렇게 추운 날 널 먼저 보낸 애비를 용서해라”라며 자책했다.

고인은 사건 후, 10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그만두고 6년간 술로 괴로움을 달랬다. 결국 고인은 딸을 그리워하며 비극적인 나날을 보내다 끝내 지병을 얻어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시신은 5일 화장돼 딸 혜진 양이 묻힌 안양 청계공원묘지 옆으로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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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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