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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숙청 주도 북 인사권 쥔 조연준 알고보니...


입력 2013.12.12 17:13 수정 2013.12.13 09:49        김소정 기자

당 중앙위 지도부 1부부장으로 본부당 책임비서

2004년 장성택 숙청 주도한 리제강의 최측근

 북한 조선중앙TV는 9일 오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한 소식을 전하며 전날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이 장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토론'을 하는 사진을 화면으로 내보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사진 상단)와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사진 하단의 왼쪽도 토론자로 나섰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9일 오후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모든 직무에서 해임한 소식을 전하며 전날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 참석한 간부들이 장 부위원장에 대한 '비판토론'을 하는 사진을 화면으로 내보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사진 상단)와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사진 하단의 왼쪽도 토론자로 나섰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을 주도한 조연준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현재 본부당 책임비서까지 맡고 있는 권력의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4년 장성택의 숙청을 주도했던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사망)의 최측근으로서 암암리에 조성된 리제강 종파 1세대그룹을 이끄는 인물로도 꼽을 수 있다.

조연준은 중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중에서도 간부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인물로서 장성택의 숙청을 발표하고 체포한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비롯한 고위간부 14명만 앉는 주석단 뒷줄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로써 정부당국이 그동안 조연준에 대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과 달리 실은 이미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11일 북한 내부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조연준이 중앙당 조직지도부 간부1부부장으로서 이번 장성택 숙청을 주도했다”며 “조연준은 1부부장 외에도 중앙당을 지휘하는 본부당 책임비서까지 맡아 본부당 책임자로서 권한이 막강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물론 김정은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지만 조연준의 손끝에서 고위급 간부는 물론 각 도당 책임비서까지도 결정된다”면서 “김창선 서기실장이 책사 역할을 맡고 있다면, 조연준은 간부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실세”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최룡해에게도 인사권은 없는 만큼 결국 최룡해의 숙청 여부도 조연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로 여전히 북한에서 당의 통제 아래 군부가 있는 점을 강조했다.

조연준 간부1부부장은 간부들의 골수까지 신원조회를 해서 공산당원으로서 적합한 인물인지를 분석하는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새로 발탁할 간부들의 집안 내력은 물론 현직 간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는 일을 하는 것도 물론이다.

또 장성택 숙청 이후 일각에선 김정은 체제 들어 노동당 행정부가 무력화되고 조직지도부가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사실상 김정일 때부터 인사와 조직을 총괄하는 조직지도부는 있어왔다.

소식통은 “지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2만5000여명이 숙청된 심화조 사건 당시 문성술 당 조직지도부 본부당 담당 책임비서가 숙청된 일은 있지만 이후 당 조직지도부 1부장 등이 숙청된 유례가 없을 만큼 당 조직지도부는 권력기반이 탄탄한 자리로 당내 비밀을 종합적으로 취급하는 부서이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소식통은 앞서 장성택의 숙청을 보위부가 주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장성택의 숙청 과정은 조직지도부와 검열부가 주도하고 모든 직위에서 해임시키는 정치국 발표가 있은 이후부터 보위부가 체포를 담당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조연준은 과거 2004년 장성택 숙청을 주도했던 리제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수하로 성장한 인물이다. 리제강은 2010년 6월 갑자기 교통사고로 숨졌고 사건 배후에 장성택이 있다는 의혹은 아직도 남아 있다. 소식통은 “북한에서 굳이 종파가 있다면 리제강 종파 정도이고 사실 이들에 대한 간부들의 인식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리제강의 수하로는 조연준 외에도 민병철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꼽힌다. 소식통은 “리제강을 비롯해 조연준이나 민병철에 대한 북한 간부들 사이의 평가는 장성택과 달리 나쁘지 않다. ‘이들이 한번 움직이면 도당 책임비서 중 한명 이상은 목이 떨어져나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패 간부들을 단속하는 업무의 특성상 인민들의 원한을 풀어준다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주석단 자리에 등장한 면면을 살펴보면 앞으로 김정은 체제에 뜨는 인물과 지는 인물을 가름할 수 있다. 김정은과 나란히 주석단의 앞줄에 앉은 고위 인사는 박도춘 당 군수비서, 김기남 당 선진비서, 박봉주 내각총리,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다.

뒷줄에 새로운 이전에 주석단에 앉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포진했으며,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곽범기 당 비서 겸 계획재정부장, 김영일 당 국제부장, 김평해 당 간부부장, 문경덕 당 책임비서, 김경옥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다.

소식통은 “북한당국이 보여온 수법대로라면 장성택의 해임 발표 이전에 이미 수하들에 대한 숙청이나 처형은 모두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장성택과 함께 숙청될 인물에 인민보안부 간부들이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에게 씌워진 종파 혐의처럼 그가 각종 비리 혐의 외 자기 세력을 만들 시도를 했다면 그 수하들이 보안부에 상당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에 김정은이 유일체제를 확립시킬 목적으로 예상보다 대담한 방법으로 장성택을 쳐낸 것은 사실이고 이로 인해 북한에서 김정은의 위상은 올라간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2년차를 맞으면서 고모부를 비참하게 잘라버리는 수법을 쓸 정도로 체제 확립에 고심이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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