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속한 H조는 절대강자가 없지만, 물고 물리는 혼전양상이 펼쳐질 경우 의외로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다. ⓒ FIFA
전 세계 축구팬들에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대진표가 완성됐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바이아주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월드컵 조추첨식 행사를 열고 총 32개국 8개조의 조 편성을 완료했다.
월드컵 대진운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강자들이 조별리그에서부터 격돌하는 죽음의 조를 만나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조는 역시 D조다. 올해 월드컵 조 편성의 최대변수로 지목된 포트X(유럽 포트의 9개팀 중 1팀이 추첨을 통해 특별 포트로 이동)의 주인공에 이탈리아가 포함되면서 이미 죽음의 조를 예고했다.
이탈리아는 톱시드인 우루과이가 속한 D조로 향했고, 여기에 4번 포트의 잉글랜드까지 합류하면서 월드컵 우승경험이 있는 3개팀이 한 조에 몰리게 됐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최악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브라질(아르헨티나)-네덜란드(포르투갈)-이탈리아(프랑스) 같은 역대급 죽음의 조는 탄생하지 않았다. D조에 비교적 전력이 떨어지는 코스타리카가 포함되면서 각 팀들의 승수 타깃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D조 3팀의 격돌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볼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세 팀 모두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걸출한 스타플레이어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공격수들의 무게감이 돋보인다.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디에고 포를란 등이 포진하고 있으며, 잉글랜드에는 웨인 루니(잉글랜드), 이탈리아는 마리오 발로텔리가 건재하다.
모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들로 인연 혹은 악연이 얽혀있다. 수아레스는 스티븐 제라드 등 리버풀 출신의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들을 적으로 만나게 됐다. 발로텔리는 맨체스터 시티 시절, 라이벌 맨유의 공격수 루니와 여러 차례 신경전을 펼친 바 있다.
D조에 상대적으로 가려졌지만 올해 월드컵에는 죽음의 조가 은근히 많다. 개최국 브라질이 속한 A조에는 크로아티아, 멕시코, 카메룬 등 대륙별 강자들이 한데 몰렸다. 브라질의 전력이 분명 가장 우위에 있지만 나머지 세 팀의 전력도 결코 약하지 않은데다 백중세에 가까워서 2위 싸움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 될 전망이다.
G조도 주목할 만하다. 영원한 우승후보 독일을 필두로 포르투갈, 가나, 미국이 한데 몰렸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찰떡궁합을 자랑했던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도우미' 메수트 외질이 이제는 창끝을 겨눠야하는 독일-포르투갈이 가장 빅매치다.
B조에는 공교롭게도 지난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두 팀 스페인과 네덜란드가 한조에서 만나게 됐다. 상대적으로 칠레와 호주의 무게감이 떨어져서 죽음의 조까지는 아니지만, 우승후보 두 팀의 대결은 조별리그 최고의 빅매치로 단연 손색이 없다.
하지만 강팀이 없다고 쉬운 조는 아니다. 오히려 비슷비슷한 전력의 팀들이 물고물리는 혼전을 벌일 경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가 죽음의 조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콜롬비아, 코트디부아르, 그리스와 한조에 묶였고 한국은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를 만난다.
톱시의 콜롬비아, 벨기에가 전력상 비교우위에 있지만, 코트디부아르-러시아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지닌 복병들이 있는데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대회 16강 진출국이다. 어느 한 팀이 확실히 치고나가지 못하는 한, 오히려 여기에서 예측불허의 혼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