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도 모르는 롯데백화점 '스마일팔찌'

김해원 기자

입력 2013.12.06 10:44  수정 2013.12.11 17:47

직접 체험해보니 고객 특성 따른 서비스 취지 무색

롯데측, "직원 교육 확대해 전 매장 적용"

롯데백화점 영프라자에 마련된 스마트팔찌.ⓒ데일리안
롯데백화점이 고객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스마일 팔찌가 도입된 지 2년이 됐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프라자 1층 안내데스크 옆에 마련된 스마일 팔찌는 총 3가지 색깔로 구성돼 있다. '노란색 팔찌'는 전체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고객, '분홍색 팔찌'는 빠른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 '파란색 팔찌'는 홀로 둘러보기를 원하는 고객이 착용하면 된다.

지난 2012년 롯데백화점 영프라자점은 다양한 고객들의 특성에 따른 응대를 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스마일 팔찌'를 마련했다. 고객이 색깔별 스마일 팔찌를 착용하면 고객들이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본보 기자가 '빠른 서비스를 원해요'를 의미하는 분홍색 팔찌를 착용하고 매장을 둘러봤지만 이를 알아채고 즉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은 없었다. 반대로 '혼자 구경하고 싶어요' 를 의미하는 파란색 팔찌를 착용해도 직원들의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스마일 팔찌는 고객의 연령과 나이, 특성 등을 고려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이디어로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는 고객 홍보 부족과 점원 교육 부족 등으로 현재는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또한 스마일 팔찌는 도입됐을 당시 고무재질이었지만 분실률이 높아지자, 지난 6월 반납하지 않아도 되는 종이재질의 팔찌로 교체됐다.

종이 팔찌로 교체된 뒤에는 팔찌가 더욱 눈에 띄지 않아 오히려 고객들이 실제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워졌다. 또한 점원의 교체가 빠른 탓에 스마일 팔찌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고 업무에 투입되는 경우도 많았다.

롯데백화점 영프라자에서 1년동안 근무했다는 한 의류매장의 직원 임모씨(28.여)에게 해당 팔찌에 대해 문의하자 직원은 "이런 팔찌를 착용하고 온 고객은 처음봤다"는 대답을 내놨다.

임씨에 따르면 스마일 팔찌를 일반 고객들이 착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직원들도 스마일 팔찌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 직원 교체 있었거나 단기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고용됐을 때 서비스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임씨는 "요즘 같은 겨울에는 옷이 두껍고 길어서 고객들이 스마일 팔찌를 착용해도 겉으로 잘 보이지 않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며 "또 영프라자의 특성상 고객들이 대부분 중국인이라서 스마일 팔찌가 제대로 활용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1층 안내데스크 옆에 배치돼 있지만 해당 서비스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롯데백화점 영프라점을 방문한 직장인 김모씨(32.여)는 "외국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걸 알고 혼자 조용히 쇼핑하고 싶을 때 편리하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롯데백화점에도 있는 것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처음 실시했을 당시에는 대대적으로 직원교육을 했다"면서 "하지만 이후 직원이 바뀌거나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고용됐을 경우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전점으로 확대된 서비스가 아니어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향후 스마일 팔찌 서비스를 전 지점으로 확대하게 되면 서비스아카데미를 통해 철저한 교육을 할 수 있어 서비스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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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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