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M3 시승회 전날 K3 디젤 시승회 연 이유는?

박영국 기자

입력 2013.12.05 11:09  수정 2013.12.05 12:00

사실상의 '비교시승'으로 QM3 출력 핸디캡 부각 가능성

르노삼성 "퍼포먼스 vs 연비 개발 콘셉트 다르다"

기아차 "QM3 시승회 일정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르노삼성 QM3(왼쪽)와 기아차 K3ⓒ르노삼성자동차/기아자동차

기아차 K3 디젤과 르노삼성 QM3가 잇달아 출시되며 국산 디젤차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두 차종의 미디어 시승회가 하루 차이를 두고 열리며 두 회사간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기아차는 5일 경기도 일산에서 K3 디젤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하며, 6일에는 르노삼성이 서울 논현동에서 QM3 시승회를 연다.

이처럼 두 차종의 시승회가 연이어 개최되는 데 대해 업계에서는 QM3에 대한 기아차의 견제심리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르노삼성 입장에서 QM3는 간만에 출시되는 신차로, 이 차종의 성공 여부에 ‘사운’을 걸 정도로 중요한 사안인데, 기아차가 ‘물타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것.

공교롭게도 기아차와 르노삼성이 미디어 시승회 일정을 확정해 기자들에게 통보한 시점도 지난달 29일로 동일하다.

얼핏 생각하면 두 차종은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K3는 국산 준중형 세단이고, QM3는 수입 소형 SUV로, 서로 다른 세그먼트에 속해 있다.

하지만, K3 디젤이나 QM3 모두 주 타깃층이 20~30대 젊은 층이고, 최근 관심이 높은 고연비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는 공통점을 감안하면 간섭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격은 K3 디젤이 1925만~2190만원, QM3가 2250만~2450만원으로 QM3가 다소 높지만, 흔치 않은 소형 SUV이자, 아직 국내 도로에 돌아다니지 않는 신차라는 점, 그리고 수입차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다.

기아차를 비롯한 기존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준중형 세단 고객들이 “조금 더 보태 QM3 사자”는 판단을 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QM3가 가진 핸디캡도 있다. 배기량 1.5ℓ급 소형 엔진인데다 연비에 초점을 맞춘 관계로 동력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1.6ℓ 디젤엔진을 장착한 K3 디젤과 아반떼 디젤이 최고출력 128마력, 최대토크 28.5kg·m를 내는 반면, QM3는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m로 다소 차이가 있다.

이 핸디캡을 부각시킬 수 있는 게 바로 비교시승이다. 직접적으로 두 차종을 함께 가져다놓고 하는 비교시승은 아니지만, 하루 차이로 연이어 시승을 해보면 자연스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128마력짜리 차를 타다 90마력짜리 차를 타면 상대적으로 허약한 느낌이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아차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이번 K3 디젤 시승회가 QM3의 공세를 막아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 측은 K3 시승회와 무관하게 QM3 고유의 장점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우리는 지난 10월부터 일찌감치 시승행사를 계획했는데 경쟁사도 비슷한 시기에 한다니 다소 의심스럽긴 하다”면서도 “자사 차량의 장점을 홍보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건 고유 권한이니 나쁜 쪽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순히 생각하면 (K3 디젤과 QM3의 관계를) 디젤 대 디젤의 대결로도 볼 수 있지만, 차종마다 각자 개발하는 개발 콘셉트가 어떤 용도와 어떤 고객층에 맞춰져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며,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차종과 연비·실용성에 중점을 둔 차종을 구분해서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QM3는 저배기량 엔진을 연비에 초점을 맞춰 튜닝한데다, 연료 효율을 높여주는 독일 게트락의 DCT 변속기를 채용해 18.5km/ℓ의 복합연비를 낸다. 동력성능과 연비의 균형을 추구한 K3 디젤(복합연비 16.2km/ℓ)보다 연비 측면에서는 강점이 명확하다.

한편, 기아차 관계자는 K3 시승회가 QM3 시승회 전날 열리게 된 것에 대해 “K3 시승회 일정은 11월 중순부터 확정했고, 경쟁사의 시승회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일정을 검토할 당시 경쟁사의 시승회 일정은 알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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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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