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방문을 마친 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오른쪽)과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
지난 29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주요 경영진과 회동을 가졌다.
슈미트 회장은 1박 2일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를 방문함에 따라 이번 회동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오전 8시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한 슈미트 회장은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담당 사장 등과 면담을 했다. 당초 만날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미트 회장은 2시간 가량 면담을 진행한 후 9시 40분쯤 최 부회장과 신 사장의 배웅을 받으며 다음 일정인 서울대학교 강연을 위해 서초사옥을 떠났다. 대화 내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슈미트 회장은 말을 아꼈으며 신 사장은 "파트너십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답했다.
이번 슈미트 회장의 삼성 방문은 최근 구글이 아마존과 HTC,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업들과 잇단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가운데 이뤄져 향후 삼성전자와의 협력관계 변화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구글이 잇따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단독노선을 꾸리려는 움직임이 있어 양사의 협력관계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텔과 함께 새로운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개발했으며 구글 역시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스마트폰 '모토X'를 출시했다.
스마트폰 단말기 부분에서 독보적인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경우 구글의 안드로이드OS의 큰 타격은 예상되는 바다. 또 구글이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제조해 기존 안드로이드OS를 독점하게 될 경우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사들 역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현재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0%를 넘으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OS는 안드로이드가 전세계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둘의 협력관계가 당분간 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등 경쟁업체와 겨루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안드로이드의 지원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타이젠의 성공여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를 버리고 타이젠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또 구글 역시 스마트폰 단말기 전세계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구글에게 필요한 존재다. 때문에 슈미트 회장의 이번 방문 역시 삼성전자와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구글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웨어러블(입는) 기기인 스마트 손목시계 넥서스 워치의 출시 계획을 알려줄 수 있느냐고 묻자 슈미트 회장은 "노(No)"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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