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경희 주도 '자본주의 도입' 주장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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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김경희 주도 '자본주의 도입' 주장했지만...
    경제대책위 1년간 연구끝에 '공장에 자율성 부여'
    전체 80% 차지하는 군수공장 배제가 실패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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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3-10-15 14:41
    김소정 기자(bright@dailian.co.kr)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고난의 행군’ 시절에 사회주의 경제체계를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던 때가 있었다.

    1997년에는 김일성종합대 학생 11명이 자본주의 도입을 주장하는 편지를 써서 민원을 냈다가 총살로 처형되는 사건도 벌어졌지만, 이후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런 주장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2001년 중앙당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중앙당 경공업부장이 이끌고 중앙당과 최고인민회의 내각 등이 참여하는 임시 경제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경제활성화 연구가 1년간 진행됐다.

    당시 북한의 경제는 거의 마비 상태로 중국 등의 도움으로 군수공장만 간신히 돌릴 때였다. 다급해진 당국이 내놓은 대책은 기업소와 공장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기업소에서 생산품의 30%는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한 독립채산제도가 확대된 것은 물론이고, 원료·자재 구입에까지 자율권을 주고 남는 이윤으로 직접 직원들을 먹여살리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개혁 조치는 철저하게 군수산업공장을 배제한 것이었다. 북한경제의 80% 이상이 군수공장으로 유지되는 데다 군수공장에 공급하느라 부족한 전기 때문에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김정은 체제 들어 또다시 북한에서 경제개혁 조치와 관련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조치와 다른 점은 ‘모든 공장과 기업소에 내화계좌와 함께 외화계좌 개설 허용’과 ‘기업이 독자적으로 수출입을 결정하고 해외투자 유치 가능’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북한은 국가기간사업 및 군수산업을 제외한 공장 기업소에 한한 조치인 만큼 개혁개방의 조치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지난 2002년 7.1경제관리 개선조치는 오히려 자율적인 시장경제 도입을 막았고, 2012년 6.28조치는 개혁이 아니라 계획경제 정상화의 일환이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는 것처럼 “이번 외화계좌 개설도 당국이 기업소의 외화 보유 현황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면서 장악하려는 시도”라는 소식통의 전언도 나온다.


    ▲ 곱등어(돌고래)관에서 돌고래의 묘기를 구경하는 김정은과 그의 부인 리설주. 김정은 옆에는 그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앉아있다.ⓒ연합뉴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김경희가 주도한 임시 경제대책위원회에서 내놓은 마지막 결론도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도입’이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시 경제대책위는 중앙당 경공업부와 계획재정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국가계획위원회와 중앙통계국, 경공업성, 농업성을 비롯한 성급 기관들과 도급 기관들에서 선발된 각 분야 경제 전문가 2000여명으로 구성돼 4개의 연구 분야에 대해 1년간 합숙을 하면서 논쟁을 거듭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논쟁을 거듭한 끝에 채택한 결론은 사회주의경제 관리체제를 부정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해 경제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우선 일부 시·군급 공장에서 시장경제를 실험삼아 운영해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량강도 혜산시에 있는 광산에 300만달러를 지급해 자체적으로 광산을 복구하고 광석을 채취해 중국에 팔아서 나오는 자금으로 공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공장노동자들의 식량 문제도 해결해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당국에서 실험 모델로 선정한 만큼 광산에 중국으로부터 전기까지 끌어다가 투자했지만 굴진에만 300만달러를 다 소모했다”면서 “게다가 채취설비가 너무 낡아 미처 광석을 캐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마침 중국에서 전기를 단절시키는 바람에 갱들이 모두 침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했다.

    어렵사리 마음먹고 시도해본 경제개혁정책이 실패로 결론나면서 북한 당국은 자본주의 경제체제 도입은 단계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공장 기업소에서 일제히 실행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전기를 비롯한 사회기반시설이 안돼 있는 북한에서 자율적인 광산 운영은 실패할 수밖에 없지만 북한 당국은 한번의 실험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 도입에 대해선 엄두조차 낼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현재 생산되는 전기의 70%는 군수공장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군수공장들도 전기가 모자라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6.28조치로 인센티브제를 도입한 농협개혁이나 기업소에 외환계좌를 보유하도록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외환계좌 개설 역시 공장 기업소들이 외화를 현물로 유통시키는 뒷거래를 막고 당국이 기업소의 거래를 장악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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