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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학과 연극학의 거두 별세 '우리 연극의 마침표'


입력 2013.08.19 14:37 수정 2013.08.20 08:54        장두이 기획위원/예술인

<장두이의 아름다운 문화세상 222>고 이두현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오호라, 우리 시대 민속학과 연극학의 최고 학자이신 이두현 선생님이 타계하셨다.

필자는 1970년도 연극을 처음 입문할 시절부터, 계속 이두현 선생님의 민속학에 대한 서적과 특히 선생님의 한국 연극에 대한 여러 서적을 읽으며 또 간간히 선생님을 뵈오며 늘 존경해 마지않았던 터다.

더욱이 두어 달 전에 여석기 선생님의 새 책 출판 기념회 자리에서 오랜만에 선생님을 뵈며 여전히 건강하신 모습에 감격했던 터라, 더욱 선생님의 타계 소식에 가슴 아프다.

지금도 필자의 서재에 가지런히 자리하고 있는 선생님의 '한국 연극사'란 역저는 Oscar Brockett나 Martin Esslin, Jersey Grotowski 등의 서양 연극학 학자들의 명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1973년에 첫 출간 된 '한국 연극사'는 삼국시대의 가면극, 기악 음악극 및 연희 놀이 등을 상세히 발굴하고 연구하여 발표한 역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고려시대 때부터 등장한 산대잡극과 재인, 광대의 생활상 그리고 조선시대의 판소리, 서낭제, 별신굿, 들놀이의 유형, 발탈 등으로 이어진 고대와 중세기 한국 연극의 발자취를 연구 기록해, 필자 같은 후학들에겐 귀중한 사료와 참고서중의 도서가 아닐 수 없다.

더불어 근대 한국 연극의 발자취인 협률사와 원각사 그리고 일제 치하에서의 신파극과 신극 운동, 한국 전쟁 후의 우리 연극의 동향을 면밀하게 수록하고 있어 명실공히 한국 연극의 역사를 총 망라한 최초의 서적이라 할 것이다.

특히 선생님의 우리 가면극 탈춤에 대한 애정은 발로 뛰면서 수집하고 채록한 발굴 사업으로서 척박한 우리 연극 현실에서 선생님만이 이룩한 탁월한 공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분에게 정부의 문화 훈장과 공로 표창 그리고 더욱 깊이 있는 역저에 대한 후원을 아낌없이 해주지 못한 것은 문화에 대한 무지한 우리 정부는 물론, 기업 그리고 민간 차원에서 심히 애통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한국 연극의 뿌리는 무속이야..."

필자가 1975년 고 김숙자 선생님에게 경기 도당굿의 도살푸리 춤을 한창 배우고 있을 때, 당시 어린 필자에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말씀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연하다.

전국에 걸쳐 100여개의 연극과가 이 땅에 존재하지만 아직도 선생님의 한국 연극에 대한 깊고 폭넓은 사랑과 연구에 반에 반도 못 미치는 우리 연극 학계의 현실을 읍소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선생님의 연구업적에 후학으로서 더욱 존경과 부끄러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탁월한 학자 또한 하늘이 내리시는 선물인가 보다......

삼가 선생님의 명복을 두 손 모아 빌며, 다시금 '한국 연극사'의 귀중한 사료에 새삼 눈길을 가져가 본다.

장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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