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마이피플, 밴드….’ 특정 집단의 소통과 친목도모를 돕는 SNS가 봇물인 가운데 국회 내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 조형국 회장 바로 직전 회장인 윤재관 보좌관이 추진해 만든 ‘민보협앱’은 국회 내 근무하는 여러 군상 중 ‘특정 그룹만이 소통할 수 있는 최초의 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윤 보좌관은 “옛날에는 옆집에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친했던 것처럼 의원실끼리도 잘 알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해당 앱을 만든 뒤 가입을 독려하느라 사연 추첨 이벤트를 했는데 이때 각종 사연들이 올라왔다. 각 보좌진들이 이를 읽고 복도를 가다 사연 주인공을 만나면 ‘너 되게 재밌더라’ 하면서 서로 더 잘 알게 되곤 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초 상용화돼 8월 현재까지 순항중인 민보협앱은 앱 전문관리업체를 통해 민보협앱만의 디자인을 주문한 뒤 매달 업체에 관리비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민보협앱 메뉴로는 민보협 소개, 당·의원실 소식, 자유게시판 정도다. 주로 민보협만의 공지나 행사를 알리는 용도로 활용되며, 회원들은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언뜻 앱 제작과 유지비용이 많이 들지 않겠느냐는 의문도 들지만, 반대로 민보협의 건전한 재정 구축에 한몫을 하고 있다.
앱을 관리하는 조영진 민보협 사무차장은 “민보협은 회원들의 회비를 통해 운영되는데 앱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공지 등 알릴 것이 많아 회비의 상당 부분을 문자비용으로 쓰곤 했다”며 “하지만 앱이 만들어진 뒤에는 공지를 앱에 마련된 게시판에 올리면서 문자를 보낼 필요가 없게 돼 문자비용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민보협 회원은 1000여명 정도다.
아울러 민보협 회원들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가입절차도 철저하다. 민주당 보좌진 연락처를 미리 앱에 등록한 뒤 해당 보좌진이 앱에 접속해 연락처를 통한 인증절차를 거치면 가입이 된다. 중간에 민보협 회원이 아니게 될 경우에도 국회사무처에서 매달 민보협 회비를 원천징수하고, 그 확인서가 민보협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직전 달과의 대조를 통해 회원을 추릴 수 있다.
앱을 이용하는 민주당 보좌진들의 평도 긍정적이다. “서로 간 소통하기 좋고, 여러 가지 사안을 알기 편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각종 사안에 대해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하지만, 자주 얼굴을 맞대기 어려운 ‘국회 내 여러 그룹들’에게는 꼭 필요한 앱인 셈이다. 이 때문에 ‘입소문’이 빠르게 번져 타당 등에서 벤치마킹하는 사례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보협앱의 발전을 책임져야할 조 회장은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앱을 통해 향후 민보협 회원들 간의 소통을 더 강화시킬 것임을 암시했다. 그는 “민보협앱은 그동안 일방향으로 전달됐던 것들이 쌍방향적으로 전환된 것”이라며 “우리 나름의 ‘소통의 장’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 기대 반, 잘 준비해야겠다는 걱정 반”이라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