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노키아 눈치 덜 보고 더 공격적이었다면... "

김수정 기자

입력 2013.05.31 14:47  수정 2013.05.31 14:55

31일 한선재단 세미나서 김주현 원장 "도요타 만년 1등인 이유는..."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이 31일 열린 한반도선진화재단 금요정책세미나에서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와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한반도선진화재단 제공

“대한민국이 제조업 1등 국가로 올라선 지금, 새롭게 도전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후발국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그것은 노키아와 도요타의 상이한 행보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31일 열린 한반도선진화재단 금요정책세미나에서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와 과제’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는 50년 동안 200배 이상의 경제성장을 했으며 그 중심에 제조업이 있었다”며 “전 세계에서 고부가 가치가 높고 다양한 제조업을 가진 나라는 독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뿐이다. 이것이 우리의 힘이고 알맹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선진국들의 제조기술을 모방했던 만년 2등 국가에서 탈피해 이제는 여러 분야에서 세계 1등 국가로 급성장 했다”면서 “그러나 중국 등 우리의 자리를 맹렬히 추격하는 후발국들이 언제든 우리 자리를 넘볼 수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1988년 5월 16일자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실린 기사를 인용해 “당시 표지 제목이 ‘KOREA will it out JAPAN?(한국이 일본을 밀어내나?)’였다”며 “우리나라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조명하는 한편 통찰력 있는 조언을 던졌는데 그 주요 내용이 ‘여기서 한국이 잘 산다고 마음을 놓으면 후발국에 곧바로 따라 잡힌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1등 국가의 숙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김 원장은 만년 2등 제조국가였던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1등으로 올라선 만큼 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욱 공격적으로 새로운 분야에 투자하고, 다양한 기술을 창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노키아의 경우 아날로그 시절,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이상을 점유하고 있었다”며 “당시 삼성과 LG 모두 스마트폰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면서도 선제적으로 앞설 용기가 부족했다. 즉, 그들은 40%의 노키아의 시장을 손에 넣으면 그것이 세계 1등을 차지하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러나 결국 만년 1등이었던 노키아는 ‘애플’에 시장 전체를 내주게 돼 버렸다”며 “만약 우리 기업들이 앞서 공격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투자했다면 아마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반면, 도요타가 계속해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수소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자동차, 태양열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 같은 투자율이 일본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현재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제조기술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려면 무엇보다 인적자원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원장은 “전 세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우리 국민들은 열정적이고 적극적이다. 일에 대한 몰입도도 높고, 경쟁의식도 강하다”며 “여기에 남북한 통합을 통한 영토와 인구확장 가능성까지 더해지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우리나라 출산율은 계속해서 급감하고 있다. 단순히 출산장려 보조금을 줄 것이 아니라 가정 내 역할 분담 등 사회적 인식 변화와 육아지원 시스템의 보완 등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여기에 정부와 기업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정부와 기업은 그동안 개도국 성장 모형의 탈피에서 벗어나 신 성장 산업의 발굴 및 육성에 힘쓰고,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선진국 형 가치관(정직, 투명, 책임 등)도 성립해 사회적 갈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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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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