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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이슈진단 27-재계 창조경제 화답 확산


입력 2013.05.24 11:29 수정 2013.05.25 00:42        데일리안 =이의춘 편집국장jungleelee@naver.com

다음은 증권전문방송 팍스TV가 5월 22일 투데이 이슈에서 <재계,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화답 잇따라>라는 주제로 방송한 내용이다. 대담은 데일리안 이의춘 편집국장과 이순영 앵커간에 이루어졌다.

<질문>재계의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 동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주요그룹들이 경쟁적으로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투자계획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재계가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경제활성화 정책에 화답하는 보따리를 잇따라 풀고 있습니다. 새 정부의 경제회복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대책들은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그룹이 솔선수범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재계의 움직임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더욱 빨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방미 중 뉴욕에서 취임이후 처음으로 이건희 삼성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주요그룹 총수와 회동을 갖고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줄테니, 불공정한 거래 해소와 투자확대에 앞장서달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질문>4대그룹 중에는 LG가 가장 최근에 대책을 내놓은 것 같은데요.

<답변>LG가 내놓은 것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방안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미래 융복합 기술 투자 확대 등 두가지입니다.

먼저 그룹의 시스템통합(SI)과 광고, 건설 등의 내부 일감을 중소기업들에게 개방한 점이 두드러집니다. 중소기업들에게 나눠주기로 한 내부물량은 연간 4000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그룹의 SI, 광고, 건설분야 내부거래 물량(1조4000억원)의 30% 가량됩니다.

<질문>LG의 이번 대책을 보면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가 두드러진 것 같은데요.

<답변>LG는 내부 일감을 개방하면서 그 혜택을 중소기업들에게 주기로 한 점이 돋보입니다. 예컨대 SI의 경우 계열사가 발주한 사업 중에서 2300억원규모의 거래를 중소기업에 배정키로 했습니다. 이중 50%는 중소기업만 참여하는 경쟁입찰을 통해서 하고, 나머지 50%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주키로 했습니다.

이같은 입찰방식을 통해 SI 개방 물량 중 최소한 1150억원은 무조건 중소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것입니다.

SI의 경우 그룹의 전산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대기업마다 대외개방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LG는 계열사들의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 업무를 제외한 비핵심 전산업무를 중소기업에게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LG가 용단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HS애드가 맡고 있는 광고일감도 1000억원어치를 중소기업에 풀기로 했습니다. 다만 보안이 필요한 중요 IT 신제품이나 전략 제품은 개방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서브원이 담당하는 건설분야도 700억원규모의 일감을 중소 건설업체에게 나눠주고, 100억원이 안되는 소규모 공사는 대기업을 제외하고 곧바로 중소업체에 직접 발주키로 했습니다.

<질문>LG가 내놓은 대책에는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대규모 투자계획도 있는 것 같은데요.

<답변>LG는 수년전부터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융복합연구개발(R&D)단지인 ‘LG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키로 했는데, 이번에 투자규모를 늘리고, 인력과 투자비도 확대키로 한 점이 돋보입니다.

구본무 회장은 방미 후에 LG사이언스파크의 부지규모를 13만제곱미터(약 4만평)에서 17만제곱미터(5만3000평)으로 늘리고, 투자금액도 당초 2020년까지 2조4,000억원에서 8,000억 증가한 3조2000억원으로 키우기로 했습니다.

투자규모가 커지면서 계열사들의 입주도 6개에서 11개사로 늘어나고, 연구개발인력도 2만명에서 3만명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투자비, 부지규모, 인력 모두 종전보다 30%나 늘어난 것입니다. 이는 컨버전스, 즉 융· 복합을 강조하는 박대통령의 창조경제정책에 화끈하게 화답하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질문>서울사이언스파크는 LG계열사들의 연구개발 거점만이 아닌, 중소벤처기업의 신기술 지원 거점 기능도 한다면서요?

<답변>LG는 이곳을 그룹내 시장 선도제품과 차세대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첨단 연구개발단지로 육성키로 했습니다. 이와함께 중소 벤처기업들과 연구개발 동반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우수한 이공계 대학생들을 상대로 인턴과정을 운영해 미래 IT융합기술을 지도하는 거점으로 활용하고, 이들을 채용키로 했습니다.

<질문>재계 1위 삼성도 이에앞서 대규모 창조경제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았나요?

<답변>삼성도 이건희회장이 박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한 후 통 큰 창조경제 화답카드를 내놓았습니다.

삼성은 국가적 과제인 미래기술 육성을 위해 대학과 중소 및 벤처기업, 연구소 등의 기초과학과 소재기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연구에 1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설립키로 했습니다. 삼성은 10년에 걸쳐 이들 사업을 지원하게 됩니다.

<질문>기금은 어떻게 조성되고, 어느 분야에 지원되나요?

<답변>삼성은 올해 3000억원을 스타트로 박근혜정부의 임기 마지막해인 2017년까지 5년간 7500억원을 출연하게 됩니다. 추가로 2022년까지 7500억원을 더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들 출연금은 삼성전자가 부담하게 됩니다.

출연금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수학 등 4대 기초과학분야, 미래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신소재기술분야, 창조경제의 생태계 기반 구축을 위한 ICT융합형 산업분야 등 3대분야에 집중 지원될 예정입니다.

기초과학분야는 국내 대학교 학자와 국공립 및 기업연구소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100~200개 프로젝트에 대해 2500억원이 지원될 예정입니다. 삼성은 4대 기초과학 지원을 통해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웃 일본은 탄탄한 기초과학 분야 투자와 연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노벨과학상을 받고 있습니다. 삼성은 이같은 지원을 통해 우리도 노벨과학상을 받는 국가적 인재를 발굴하자는 야심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삼성의 이번 기금 출연은 기존 다른 연구개발 지원사업과는 다르다고 하던데요?

<답변>삼성은 기금을 지원하되, 연구결과물의 소유권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아닌 연구자가 소유토록 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정부나 기업의 연구개발 지원 시에는 연구자와 결과물을 공유해온 게 관행이었습니다. 삼성은 이같은 관행과는 달리 연구개발 비용만 지원키로 했습니다.

출연금의 회수를 염두에 두지 않고, 앞으로 10년간 1조5,000억원 전액이 소진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지원하기 어려운 분야와 리스크가 높은 사업들을 집중 선정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는 게 삼성의 입장입니다. 삼성은 기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연구결과의 상용화와 사업화도 적극 돕는다는 방침입니다.

<질문>삼성이 창조경제 지원 2호로 내놓은 소트프웨어인력 육성방안도 눈길을 끄는 것 같은데요.

<답변>삼성은 창조경제 기금 출연에 이어 박근혜 정부 5년간 5만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대담한 프로젝트도 발표했습니다.

올해부터 5년간 1700억원을 들여 1만명의 대학생 소프트웨어 인재를 키우고, 초·중·고생 4만명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키로 했습니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 채용도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매년 1500명 씩 채용해왔는데, 올해부터는 30%이상 늘려 매년 2,000명이상 뽑기로 한 것 입니다.

<질문>삼성이 소프트웨어인재 육성에 힘을 쏟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요?

<답변>ICT산업의 발달로 산업의 융복합화(컨버전스)가 확산되면서 디자인 등 소프트웨어가 제품성능과 가치, 브랜드 인지도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삼성은 5만명의 소프트웨어인력 대군을 양성해 미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소프트웨어 인력 채용도 대폭 늘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그동안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찌감치 삼성의 혼이 묻어나는 제품개발을 위해선 디자인 등 소프트웨어와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질문>우리나라 제품은 선진기업에 비해 소프트경쟁력이 아직은 뒤지고 있지 않나요?

<답변>우리나라 자동차 전자 IT 등은 하드웨어 측면에선 글로벌 강자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뒤져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나 브랜드 경쟁력에선 여전히 미국 독일 일본제품에 비해 아직은 더 노력해야 합니다.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애플빠’와 스티브 잡스 신도들을 대거 양산한 것은 차별화한 디자인 등 소프트경쟁력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삼성이 갤럭시 시리즈로 판매량에선 애플을 따라 잡고, 하드웨어부문에선 세계1등 전자메이커로 부상했지만, 갤럭시 운영체제(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쓰고 있습니다. 삼성은 자체 개발한 OS '바다'를 2011년에 공개한 바 있습니다만, 혹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그룹인 인터브랜드가 조사한 ‘2012년 세계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삼성(9위)과 현대차(53위), 기아차(87위) 등 3개회사만 있는 상태입니다.

<질문>현대차그룹도 일찌감치 내부 일감 축소 방안을 내놓지 않았나요?

<답변>현대차는 재계 가운데서는 가장 먼저 박대통령의 방미 전에 경제민주화와 상생대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연간 6000억원규모의 광고, 물류분야 일감을 중소기업에 배정하는 것입니다.

광고는 전체 내부 일감의 65%인 1200억원, 물류는 45%인 4800억원을 각각 중소기업에게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이들 분야의 절반가량을 중소기업에 주기로 한 셈입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에 자동차 배송과 수출, 계열사 공장간 부품 운송 등을 수의계약으로 몰아줘왔습니다. 자동차 광고나 모터쇼 프로모션도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이 맡아왔습니다.

이로인해 글로비스의 국내 물류사업 중 계열사 거래비중은 82%(1조455억원), 이노션의 내부거래비중은 52.7%(2005억원)에 달했습니다. 글로비스와 이노션 모두 정몽구회장과 아들 정의선 현대차부회장,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여서 세금없는 부의 편법 증여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내부일감 개방은 내부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증여 의혹을 해소하고, 중소기업에게도 일감을 줘서 동반성장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SK 등 다른 그룹은 어떤 방안들을 내놓았나요?

<답변>최태원 회장이 구속중인 SK는 SI계열사인 SK C&C가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으로부터 받는 내부일감을 14% 줄였습니다. 이와함께 연말까지 비정규직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포스코, 두산그룹등도 수의계약을 통한 내부일감을 축소하고, 대신 경쟁입찰을 확대키로 했습니다. 또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이를 이를 적극 우대키로 했습니다.

롯데 한화 효성 등 다른 그룹들도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중소기업에게 일감을 배정하는 상생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내부거래 축소가 정부와 정치권의 내부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는 것과 연관돼 있지 않나요.

<답변>공정거래위원회와 여야는 경제민주화의 핵심조치로 내부일감몰아주기를 강력히 규제하는 법안 통과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여야는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를 위한 내부거래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증여세 부과, 배임죄 처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공정법 개정안을 6월 임시
국회에서 최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재계의 최근 움직임은 정부와 국회의 규제를 선제적으로 피하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공정위는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를 막기위해 지난해부터 내부거래 예상금액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재계의 동반성장 및 창조경제 대책들이 규제를 피하기위한 일과성 대책으로끝나선 안될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같이 성장하는 상생경영과 융복합형 미래 먹거리투자, 일자리 창출 대책은 정권이나 정치권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정부나 정치권도 시장경제원칙에 어긋나고, 기업의 자율과 창의, 투자마인드를 위축시키는 반기업적 규제책을 양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경제성장의 견인차인 대기업들이 투자에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주는 노력도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이의춘 기자 (junglee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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