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남북대화 비선라인'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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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 '남북대화 비선라인'은 어디까지?
    정치권 포함 유연한 방향일 듯…원칙만으로는 어렵다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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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3-04-19 09:25
    이충재 기자(cj5128@empal.com)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대화 채널에서 ‘비선라인’을 활용치 않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향후 대북접촉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상임위원회 민주통합당 간사단과의 만찬에서 “대북 대화 창구가 필요한데, 여기 저기 줄을 대려는 사람이 있으나 그 사람들이 어떤 정부 사람들인지 알 수 없어 비선라인을 활용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과 대화채널을 국가정보원 등 공식라인을 통해 열어가겠다”는 의미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의 남북대화 채널은 공식라인과 비선라인이 동시에 가동되는 ‘투트랙 채널’이었다. 고도의 보안을 요하는 남북관계의 특성상 중요한 합의나 정상회담 등은 공식라인이 아닌 정부 밀사 성격의 비선라인을 통해 합의점을 찾은 뒤 대외공개로 이어졌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물론이고 이명박 정부에서도 국정원 등 공식라인 외에 비선라인을 통한 접촉은 계속해왔다. 이명박 정부 당시엔 2009년 10월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비밀회동을 갖고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논의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원회 및 특별위원회의 민주통합당 소속 간사 초청 만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남북정상회담' DJ-노무현, '경색관계' MB정부도 비선라인 가동해

    다만 이 같은 과정에서 북한이 비밀접촉을 폭로해 남북간 신뢰에 금이 가는 역풍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6월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중국 베이징에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등과 접촉을 했고 ‘돈봉투를 줬다’, ‘남측이 양보를 애걸했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에 우리 정부가 베이징 회동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왜곡된 주장이라고 반박하는 등 진위논란으로 확산됐다.

    박 대통령은 이 같은 ‘신뢰문제’, ‘대북 돌발변수’ 등의 위험성이 작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도 맥이 닿는 부분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비공식‘2채널’이 아닌 일관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공식채널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에게 대북정책을 조언해 왔던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시 돌연 위원직을 사퇴한 배경을 두고도 ‘대북 비선라인의 구축을 도모한 움직임이 연관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정설로 통했다. 그만큼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방식에서도 ‘원칙과 신뢰’를 중요시 한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라는 것.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대북 물밑접촉이 수차례 있었지만 남북경색을 돌파할 카드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것도 반면교사로 삼는 점이다.

    '대북 비선라인' 정치권 포함 유연한 방향될 듯

    아울러 ‘비선라인’의 범위를 두고도 박 대통령이 유연한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민간단체 등을 활용한 비선라인은 배제하더라도 정치권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 내의 비공개 라인은 가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민주당 간사단과 만찬에서 “남북 관계의 최고 수단은 대화”라는 의원들의 말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힌 뒤 “야당의 경험을 참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남북정상회담을 성사해본 경험이 있는 민주당 인사들을 포함해 정치권의 대북전문가들은 ‘비선’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 “박 대통령이 비선라인을 활용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북한을 잘 모르고 하는 말 같다. 내 경험에 북한은 항상 공식라인을 유지하면서도 비선라인을 유지한다”며 “대통령의 말은 사적이고 브로커적인, 회사 같은 것을 안 하겠다고 한 것 아닌가, 해석해 본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긴박한 상황에 '명분, 원칙'만으론 어려워"

    “박 대통령이 대화제의를 한 만큼, 북한의 ‘공식적인’반응을 기다리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박 대통령의 대화제의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거부의사를 밝혔는데 조평통은 북한의 공식기구가 아니다. 이런 반응을 언론이 대서특필하지만 그게 북한의 의도에 말리는 것이다. 이를 공식메시지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대부분 “대북채널을 공식라인 중심으로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원칙’이 대북정책에도 접목된 것이라고 했다. 남북관계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물밑접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박 대통령은 효율성보다는 명분을 먼저 보는 것 같다. 이른바 ‘원칙적으로 하자’는 이야기 같은데, 장기적으로 보면 명분이 분명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명분만으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며 “남북관계에서 물밑접촉이 없으면 말이 안 된다. 참 답답하다”고 지적했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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