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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평양방송서 난수표 듣던 간첩들이...


입력 2012.09.22 10:21 수정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난수표 불러서 남한내 간첩에 지령 보내다 인터넷 등장으로 중단

북과 종북 세력 함께 연계해서 허위사실 유포 반국가활동 엄중대처해야

2000년 12월까지 북한의 대남심리전 전용 수단인 평양방송은 밤 12시부터 30분 동안 숫자를 불러주는 난수(亂數)방송을 했다. 방송은 “평양의 큰아버지가 서울의 조카에게 보낸다”는 식의 오프닝 멘트로 시작됐다. 그리고 15분 동안 “3, 15, 123…” 식으로 숫자를 불렀다.

여기서 서울의 조카는 특정 간첩을 부르는 암호다. 숫자는 호출된 간첩이 제대로 받아 적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15분 간 다시 되풀이됐다. 간첩은 미리 갖고 있던 난수표로 이 숫자를 조합하여 암호를 푼다. 그러면 곧 행동지령이 나온다. 평양방송은 그러나 한국에서 인터넷 사용이 늘자 난수방송을 그만뒀다.

김정일은 생전에 “남조선혁명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그에 따라 북한은 인터넷을 통한 대남 사이버 심리전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우리 공안당국이 지난해 말까지 적발한 해외친북사이트만 280개가 넘는다. 이들 사이트에 올라온 북한 찬양·대남 비난 글이 지난해만 1만 5000여 건에 달했다. 이들 친북사이트에 게재된 글들은 이 땅의 종북세력들에 의해 그대로 퍼 날라져 빠르게 전파되면서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 27일 라디오 연설에서 “북한 주장도 문제지만 이들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등을 통한 북한의 대남심리전에 노출된 종북주의자들이 북한과 짝짜꿍이 되어 거짓 선전을 앵무새처럼 되뇌면서 국기(國基)를 흔들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엄중한 경고였다.

인터넷 등을 통한 북한의 대남심리전은 북한과 이 땅의 종북세력이 허위사실을 서로 주고받으며 이를 기존사실로 만들어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는 공작으로 진화하고 있다. 북한은 남쪽의 종북세력들이 떠드는 주장을 짜깁기해 사이버 세계로 이를 전파한다.

그러면 남쪽의 앵무새들이 이를 퍼 나르면서 댓글까지 달아 확대재생산한다. 그렇게 해서 북한과 종북주의자들은 거짓을 기존사실로 둔갑시켜간다.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북한과 종북세력이 ‘장군 멍군’ 식으로 주고받기를 하며 허위사실을 유포시켰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런 사례는 지금도 끊임없이 만들어져 나오고 있다. 제주도 남방의 대한민국 영해와 국익 방어를 위한 제주민군복합미항 건설을 두고도 그렇다. 지난 3월 6일 범민련 남측본부는 제주민군복합미항 건설을 “미국의 북침용 후방 핵기지 건설의 일환”이라고 고아댔다. 그러자 북한은 이를 받아 같은 달 12일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의 북침전쟁 수행과 아시아 제패 전략의 전초기지용”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대표적인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화면 캡처. 대표적인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화면 캡처.

지난 5월 29일 이른바 4대강범대위라는 종북단체는 4대강사업을 “대규모 비리커넥션”으로 몰아붙였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6월 2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4대강은 부정부패의 온상”이라고 부창부수(夫唱婦隨)했다. 8월 9일 환경단체연합은 “4대강 사업이 녹조 재앙을 불렀다”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그러자 북한이 같은 달 23일 대남선동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내세워 "최근 남조선의 4대강에서 일어난 '록조현상'을 두고 생태환경을 무자비하게 파괴한 장본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원한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고 주거니 받거니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순시와 관련하여 8월 10일 이 땅의 대표적 종북세력인 한국진보연대는 논평을 내고 “뻔뻔한 애국심 마케팅”이라느니 “친일 이미지 불식을 위한 정치쇼”라느니 하면서 생트집을 잡았다. 그러자 같은 달 15일과 19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소위 반제 민족구국전선과 대남선동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가 쪼르르 나서 “통치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정치쇼”니 “친일 딱지 떼기”니 하며 진보연대를 응원했다.

남쪽의 종북세력과 북한은 이렇게 한통속이 되어 이쪽에서 ‘얼씨구나’ 하면 저쪽에서 ‘지화자’를 연호하며 대한민국을 뒤엎으려고 한다. 오늘날 종북세력의 국가전복 활동은 노골적이다. 그들은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면서 애국가를 거부하고 북한의 3대 세습과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북한의 지령을 받아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감성까지 보인다. 숨어서 남몰래 활동하는 ‘암약’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옛날 얘기다. 종북세력이 줄줄이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로 입성하는 시대가 됐으니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지금 우리들 곁에서 활개치고 있는 종북세력은 그 수가 얼마인지 정확히 알 길이 없다. 공개 활동 세력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는 생전에 “남한 내 북한간첩 등 종북세력이 5만 명”이라고 했다. 과거 남파·고정 간첩의 역할을 종북세력이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5만 명이 점조직으로 수를 불릴 경우 ‘1인당 5명 관리’라는 셈법을 적용하면 종북세력은 25만 명으로 불어난다. 이들이 도처에서 대한민국의 국기를 뒤흔들고 있다.

종북세력들은 6.25 전쟁을 누가 일으켰는지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65억 지구촌 사람들이 규탄하는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 문제, 핵개발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한다. 이런 무리들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 침투하지 않은 곳이 없다. 노동계며 정·군·관계, 종교계, 언론계는 말할 것도 없고 이들을 단죄해야 할 사법기관에까지 침투해 사회정의를 왜곡하고 국민들을 선동해서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고 한다.

북한은 장사정포로 서울을 겨냥한 가운데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그런 북한을 뒤따르는 종북세력들은 내부로부터 대한민국을 뒤엎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줄탁동기(啐啄同機)다. 닭이 알을 품었다가 달이 차면 알 속의 병아리가 안에서 껍데기를 깨려고 여린 부리로 힘을 다해 쪼아댄다.

병아리가 알에서 쪼아대는 것을 ‘줄’이라 하고 이때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부리로 알껍데기를 쪼아 줌으로써 병아리의 부화를 돕는다. 이렇게 어미 닭이 껍데기를 깨뜨려 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을 뒤엎으려는 북한과 종북세력의 짝짜꿍이야말로 줄탁동기다.

종북주의자들은 지금 이 시각에도 북한과 긴밀히 연계하여 대한민국의 번영을 무너뜨리고 자유를 파괴하려고 대정부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땅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 누리며 뒤돌아서서는 북한을 찬양하고 우리 정부를 뒤엎으려는 종북세력들의 준동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공동체의 통합과 번영을 위한 기본 가치에 동의하지 않은 채 분열을 조장하고 번영을 해치는 이런 세력들은 단호한 대처 외에 백약이 무효다. 종북세력들의 반국가 활동에 대해서는 엄중 대처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이 사문화되도록 방치할 게 아니라 종신형 규정까지 둔 미국 국가안보법처럼 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외부의 적과 내통해 공동체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을 방치하는 것은 파멸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내부의 적인 종북세력들을 도려내야 하는 이유다.

글/김영명 칼럼니스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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