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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일루젼’ 신수지…인생 2막의 리듬


입력 2012.05.14 09:26 수정         임재훈 객원기자

원조 리듬체조 여신의 화려한 변신

스포츠댄스 국가대표 등 제2의 길 모색?

신수지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스포츠댄스 국가대표로 출전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신수지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스포츠댄스 국가대표로 출전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한국 리듬체조를 대표했던 ‘원조 리듬체조 여신’ 신수지(21·세종대)가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향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2'(이하 '댄싱2')에서 스포츠댄스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첫 걸음이다. 신수지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부터 신수지가 선보일 새로운 모습에 많은 이들이 큰 기대를 품었던 게 사실이다.

리듬체조가 리본, 곤봉, 후프, 공 등을 들고 혼자 연기하는 것과는 달리 스포츠댄스는 남성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두 분야의 큰 차이점이다.

음악에 맞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은 리듬체조와 스포츠댄스의 공통점이라고 볼 때 신수지가 그 동안 리듬체조를 통해 다져온 유연한 몸동작과 빼어난 표현력이 스포츠댄스를 표현하기에 매우 잘 어울릴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했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신수지는 심사위원들이 인정하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 유연한 몸놀림과 풍부한 표현력은 기본이었고, 남성 파트너와의 호흡도 완벽에 가까워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신수지의 이 같은 모습은 오랜 선수생활로 다져진 ‘연습벌레’로서의 기질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신수지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남성 파트너도 신수지가 쉴 새 없이 새로이 익히는 동작들을 반복 연습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처럼 신수지가 공중파 방송 인기 프로그램에서 가장 주목 받는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리듬체조 선수로서 살아온 기나긴 시간보다 몇 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쯤 되면, 신수지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스포츠댄스 국가대표로 출전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1991년생인 신수지의 나이를 떠올려 보면 리듬체조선수로는 이미 전성기가 지났고, 선수생활 자체도 사실상 은퇴 상태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댄스 선수에 도전한다고 봤을 때 신수지의 나이는 충분히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시점이다.

실제로 신수지가 다시 메달을 위해 스포츠댄스 선수로의 변신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하든 안 하든, 그리고 이후 어떤 행보를 그리든 신수지 스스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신수지는 자신이 설계한 제2의 인생에 대해 짤막한 힌트를 남겼다. 지난 3월 SBS '도전1000곡' 녹화에 참가해 출중한 노래실력을 과시해 주위를 놀라게 했던 신수지는 당시 녹화에서 뮤지컬 배우의 꿈을 밝혔다. 자연스럽게 스포츠 선수에서 ‘예인(藝人’으로의 전향을 선언한 셈이다.

하지만 스포츠스타 출신으로 연예인으로 성공한 사례는 그다지 많지 않다. 특히 여자 스포츠 스타 출신으로 가수나 배우, 또는 예능인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더더욱 어렵다.

물론 최근 각종 스포츠 매거진 프로그램을 통해 여자 프로농구나 프로배구 선수들이 미모와 끼를 잠깐이나마 드러낼 기회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본격적으로 연예인으로 변신할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신수지가 방송에서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 내용은 그리 크게 화제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2’에 출연, 댄스스포츠에 도전한 것과 당시 발언을 연결해 생각해 보면 분명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이 있다.

또한 신수지가 현역 시절 세계적인 체조 스타들과 함께 출연한 ‘체조 갈라쇼’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던 끼를 과시했던 장면에서도 오늘의 변신이 놀랍지만은 않다.

그런 면에서 보면 스포츠선수로서의 운동신경은 물론 발레리나 못지않은 표현력이 요구되는 리듬체조 선수로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자력으로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을 만큼 어느 경지에까지 올랐던 신수지는 예인으로서의 중요한 밑천을 이미 축적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신수지의 새로운 도전은 그를 롤모델로 삼고 달려온 리듬체조 후배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스포츠 선수들이 은퇴 이후 새로운 진로는 모색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신수지의 새로운 도전은 후배들에게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떠올려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제2의 인생에의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앞으로 신수지가 모습을 드러낼 무대가 어디가 되든지 리듬체조의 변방 한국의 리듬체조 선수로서 환상적인 ‘연속 백 일루젼(왼발을 축으로 오른쪽 다리를 머리로 들어올려 원을 그리는 동작)' 하나로 한국 리듬체조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던 신수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가 만들어가는 제2의 인생에 응원의 이미 박수를 보내고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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