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꽃미남' 등장에 총선 민심도 흔들릴까


입력 2012.04.10 11:59 수정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조국, 송호창, 문대성, 김태호 등 '얼짱 인사' 선거유세 눈길

<B>'얼짱 유세지원단에 외로운 후보자' </B> 부산 사하구 최인호 민주통합당 후보가 4월 2일 하단교차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후보(왼쪽 노란 점퍼)와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 검은 양복)가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얼짱 유세지원단에 외로운 후보자' 부산 사하구 최인호 민주통합당 후보가 4월 2일 하단교차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후보(왼쪽 노란 점퍼)와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 검은 양복)가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장면1: “교수님 싸인해 주세요.” 지난 2일 오후 부산 사하구 하단교차로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유세차량에 여성팬들이 몰려들었다. 단상에선 후보자가 마이크를 잡고 ‘한표’를 호소하고 있었지만, 이들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했다. 진보진영에서 ‘꽃중년’으로 통하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다.

장면2: 지난 7일 오후 경기 의왕시 의왕역 앞. 20대 여성 한명이 걸음을 멈추며 망설이다 결국 그의 손을 잡았다. ‘법조계의 아이돌’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였다. 이 여성은 몇 걸음 물러서서 송 후보의 유세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잘생겼어, 완전 잘생겼어.” 지인에게 사진을 전송한 그녀는 연방 외쳤다.

4.11총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인물대결’. 이른바 ‘얼짱 인사’의 출마와 지원유세가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조국 교수다. 훤칠한 키에 진보진영에선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그는 민주통합당 부산선거대책위원장이자 ‘달려라 부산 멘토단’으로 지역을 누비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유세현장이 팬사인회장으로 바뀌는 등 지역민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유세현장에선 조 교수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부산지역 후보캠프에선 “조 교수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 후보자가 서운해 할 정도”라는 하소연이 나오기도 했다.

조 교수와 TV토론을 했던 한 정치인은 기자와 만나 “내가 이야기를 잘했구나하고 생각했는데, 화면으로 보니 (외모에서 밀려서) 내가 졌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할 정도. 조 교수는 학창시절 ‘눈에 띄는 외모’로 인해 “수업을 듣고 있으면 다른 학생들이 보러오는 경우도 있었고, (학생운동을 할 당시엔) 선배들이 ‘너는 눈에 금방 띄어서 우리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뒤에 있어라’고 하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외모로 인기 모았지만, 콘텐츠는 없다" "좋은 이미지로 전달돼 큰 효과 낼 수 있어"

부산 사하갑에 출마한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 역시 여성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190cm가 넘는 키에 수려한 외모로, “문 후보가 지나가면 먼저 다가와서 끌어안고 손을 잡는 여성분이 많다”는 게 선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로 얼굴이 널리 알려져 유세현장에선 시민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등 지지자들의 애정공세를 받고 있다. 같은당 김태호(김해 을) 후보 역시 ‘빼어난’ 외모로 지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번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너무 끌어안으셔서 후보자가 당황할 때도 있다”고 한다.

젊고 깔끔한 이미지의 김세연 후보(부산 금정) 역시 탄탄한 지역기반을 다지고 있다. 호감을 주는 외모라는 평가와 달리, ‘동안(童顔)’ 외모가 고민 아닌 고민. 만 39세인 김 후보는 나이가 들어 보이려고 이른바 ‘2:8가르마’를 하고, 안경테도 ‘은테’로 바꾸는 등 안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외모 경쟁력’이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총선이 국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로 ‘연예인 인기투표’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고, 정치권에선 “외모로 인기를 모았지만 정작 콘텐트는 없다”는 비판이 날을 세우고 있다.

반대로 빼어난 외모로 인해 손해를 보는 측면도 있다.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은 두드러진 외모와 언변으로 주목받았지만, 그의 주변에선 “외모에 가려 정책이 안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나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로 나서자 “탤런트 정치인”이라고 몰아세운 바 있다.

‘꽃중년’ 송호창 후보는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좋은 내용의 목소리를 내고자 할 때, 좋은 이미지로 전달된다면 더욱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외모는 또 다른 경쟁력이란 얘기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