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박사학위 표절 의혹 논문 살펴보니...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입력 2012.04.08 20:45  수정

새누리당 "문대성은 8쪽 베꼈다면서 정세균은 17쪽 걸쳐 거의 같아"

"한문 외래어 바꾼것외엔 인용표시 없어" 민주당 '출처 밝혔다' 반박

새누리당이 8일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종로구)의 지난 2004년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출마 직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대성 후보(부산 사하갑)의 박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맞불’을 놓은 것.

조윤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희대학교에서 2004년 발표한 정 후보의 박사 논문은 1991년 고려대 경영대학원에 제출된 이모씨의 석사논문을 17페이지 걸쳐 표절 한 것”이라며 근거 자료를 공개했다.

조 대변인은 “(정 후보의 박사 논문은 이모씨의 석사논문에서) 한문으로 된 것은 한글로 바꾸고 ‘컨셉트’는 ‘컨셉’, ‘샘플링’은 ‘표본’, ‘정당 식별’은 ‘정당 정체성’ 이렇게 기존의 석사논문이 낱말만 바꿔 사용되고 인용표시가 없다”며 “17페이지에 걸쳐 거의 같은 내용이 게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과 새누리당이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모씨 석사학위 논문중 비슷한 내용의 도표.

한국행정학회가 밝힌 표절 유형 중 하나는 ‘출처는 제시하지만 인용부호 없이 다른 저술의 문구를 원문 그대로 옮기는 경우’가 있다. 또 ‘출처를 인용한 경우라도 본인의 저술로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문구와 아이디어를 빌려온 경우’가 있다. 정 후보는 이 씨의 논문을 참고문헌에 표기하기는 했지만 낱말만 바꾸어 원문과 거의 비슷하게 논문을 작성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문대성 후보에 대한 (문제되는) 페이지는 8페이지인데 민주당은 ‘문도리코’와 같은 비아냥 섞인 얘기를 하고 문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며 “민주당은 문 후보에게 요구한 것 그대로 정 후보에게 요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의혹제기 뒤 민주당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김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 “새누리당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출처를 모두 밝힌 것이다. 대꾸할 가치도 없는 억지”라며 “이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며 명예훼손으로 즉각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이날 <데일리안>과 만난 이재성 전략기획국장은 정 후보와 이 씨의 논문자료를 대조하며 “참고문헌에 표시를 해야 표절이 아닌 인용”이라면서 “민주당에서 말하는 출처는 이 씨가 석사논문에서 먼저 인용한 표를 그대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딸려온 출처일 뿐 정 후보 참고문헌에는 출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행정학회의 표절 유형에서 ‘인용의 출처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제시하는 경우 (본문에는 출처를 표시하였으나 참고문헌에 기재하지 않는 행위를 포함)’에 속한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배포한 정 후보의 ‘브랜드이미지가 상품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의 15페이지에 실려 있는 표에는 홍부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의 ‘비영리조직의 마케팅과 사회마케팅’이라는 출처가 표시돼 있지만 참고문헌은 이 부분이 누락돼있다.

38페이지의 ‘유권자의 이상적 행동모델’과 40페이지의 ‘유권자 선택의 동태적 구조모형’이라는 표에서도 표 밑에 출처가 적혀있지만 참고문헌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국장은 “다른 표도 마찬가지”라며 “정 후보가 표에 제시된 자료를 읽고 인용했다면 이를 참고문헌에 적었어야 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조소영 기자 / 김해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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