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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조정…’ 충주가 다시 북적거린다


입력 2012.02.13 12:59 수정         박상현 객원기자

한반도 중심지로 조선시대까지 교통 요충지…다양한 관광자원 자랑

택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와 세계조정선수권 유치로 호재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은 내년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탄금호에 조성되고 있는 국제조정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은 내년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탄금호에 조성되고 있는 국제조정경기장에서 벌어진다.

한반도 중앙에 위치한 충주(忠州)시는 역사적·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4세기까지는 백제, 5세기에는 고구려의 땅이었고 6세기부터는 세력이 급격하게 커진 신라가 차지하는 등 100여년 주기로 주인이 바뀌는 곳이었다.

때문에 충주는 중원문화의 중심지이자 교통 요충지로 손꼽혔다. 영남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수많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올라갈 때 꼭 지나가는 문경새재를 넘으면 바로 충주였으니,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이들을 상대로 한 장이 서는 등 꽤나 번성했을 터다.

충청(忠淸)이라는 말 자체가 충주와 청주를 합친 것에서 보듯 충주는 그야말로 충청지역의 중심지였다. 조선시대 충주는 충청도의 관찰사 행정지였고 조선 말기에는 충청도를 북도와 남도로 분리하면서도 도청 소재지에 해당하는 수부(首府)가 위치하기도 했다.

화려했던 지난날을 비교할 때 충주는 옛 영화(榮華)의 느낌이 사라진 중소도시에 불과하다. 일제 강점기인 1910년 충청북도의 도청 소재지가 청주로 바뀌면서 그 지위가 역전됐고 경부선 철도,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교통의 요충지라는 지위도 대전으로 넘겨줬다.

대전이 1949년 시로 승격하고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과학기술의 중심도시가 되면서 직할시, 광역시로 무섭게 발전하는 사이 충주는 1956년에야 시로 승격됐고 2011년 기준 인구도 21만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조용하기만 한 충주는 이제 없다.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은 역사와 문화의 중심도시로 자리 잡게 했고, 레저 스포츠 인구가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레저 관광 도시의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충주는 2대 호재(好材)를 맞이했다.

지난해 11월 택견이 세계 무술 가운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무술의 본고장인 충주가 활기를 찾고 있다. 현재 충주에는 사단법인 한국택견협회 본회가 위치해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76호인 택견을 널리 보급하기 위한 택견전수관이 위치하고 있다.

흔히 택견의 역사를 조선시대로 찾지만 생각보다 훨씬 그 뿌리와 유래가 깊다.

유일한 택견 인간문화재인 운암 정경화 선생의 설명에 의하면, 택견은 매년 10월 3일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군중을 모아놓고 무예를 겨뤄 문무를 뛰어난 인재를 뽑은 선배제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한다. 고구려, 신라, 백제 등 삼국에서 모두 수련했던 무예이자 고려시대에도 호국무예로 자리했던 것이 바로 택견이라는 것.

무예였던 택견이 본격적으로 민중 속으로 자리하게 된 것은 지난 1845년 왕십리 택견의 명인인 박털백에서 시작한다. 박털백 제자인 임호가 택견을 가르친 '택견 1대'가 됐고, 그의 제자인 송덕기가 택견 2대로서 초대 인간문화재가 되면서 현대 택견으로 자리하게 된다. 이후 택견 3대인 신한승을 거쳐 택견 4개인 정경화 선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충주에는 사단법인 한국택견협회 본회가 위치해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76호인 택견을 널리 보급하기 위한 택견전수관이 위치하고 있다. 현재 충주에는 사단법인 한국택견협회 본회가 위치해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76호인 택견을 널리 보급하기 위한 택견전수관이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택견은 여러 단체로 사분오열되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단체가 대한택견연맹인데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다. 정경화 선생은 "현재 택견은 스포츠화가 되면서 그 원류를 많이 잃어가고 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한국택견협회는 스포츠 택견을 지양하며 예로부터 이어져왔던 택견의 본래 모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다른 기분 좋은 소식은 바로 내년에 벌어지는 세계조정선수권이다.

조정이 한국에서는 비인기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지만 지난해 MBC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처음에는 노를 젓기도 버거워하던 출연자들이 몇 달 동안 지옥훈련을 거쳐 특별초청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비록 꼴찌였지만 골인 순간 "이지 오어(Easy Oar)"라며 울부짖듯 외치는 장면은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해 여름 조정의 감동을 기억하는 반면, 내년 충주서 세계조정선수권이 열린다는 사실은 의외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세계조정선수권은 내년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탄금호에 조성되고 있는 국제조정경기장에서 벌어진다.

80개국 2300명의 참가 규모가 예상되는 이번 대회를 위해 보트 저장소가 있는 정고동, 선수관리동, 경기기록동, 본부 및 관람석 등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코스 규격은 국제조정협회가 요구하는 최소 규격은 물론이고 표준규격 이상으로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특히, 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대회가 오는 4월 26일부터 29일까지 열려 대회를 1년여 앞두고 완벽한 준비를 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조성되고 있는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은 대회가 끝난 뒤 조정체험교실(http://www.2013chungju.org/)과 공연관람장, 문화체험교실, 산책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라 바다가 없는 내륙지방에 수상 스포츠의 메카가 조성될 전망이다. 지금도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 문의하면 '무한도전' 멤버들처럼 로잉 머신을 이용해 조정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전통 무예의 중심이자 수상 스포츠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는 충주의 매력은 역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다.

충주의 상징으로 한반도의 중앙임을 보여주는 중앙탑과 함께 충주 고구려비 등과 함께 우륵이 가야금을 켰다는 탄금대도 위치해있다.

충주호와 탄금호, 월악산, 신선봉을 비롯해 수안보온천, 사조리조트 스키장 등 다양한 즐길 거리와 휴식처가 위치해있고 충주세계무술축제와 우륵문화제, 충주호사랑호수축제, 수안보온천제, 충주사과축제, 충주복숭아축제 등 다양한 축제도 기다리고 있다. 충주의 특산품인 사과를 활용한 사과와인도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충주다.

여기에 남한강을 끼고 있어 붕어 등 고단백 저지장 민물고기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비롯해 오리, 꿩, 사슴고기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2016년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유치를 충남 아산에 내주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미래 충주는 북적거렸던 옛날의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데일리안 스포츠레저 =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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