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찍힌 고지서를" vs "정치인부터 집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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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값 찍힌 고지서를" vs "정치인부터 집 팔아라"
    한나라, 등록금 완화 문제 관련 난상 토론 개최
    학생, 교수, 총장, 일간지 논설위원 등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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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1-06-15 17:30
    윤경원 기자
    ▲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과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15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등록금 TF가 주최한 등록금 토론회에서 대학생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 15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등록금 TF가 주최한 ´희망 캠퍼스를 위한 국민 대토론회´가 황우여 대표권한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한나라당 지도부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대학총장과 교수, 총학생회장, 시민단체 등과 대학 등록금 완화 문제와 관련한 토론을 벌였다.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국민 대토론회’라는 행사명으로 두 시간여 동안 이어진 이날 토론회에서는 각 진영별 입장에 따라 여러 이견이 표출됐다.

    대학생 대표들은 고지서상의 ‘반값 등록금’이 즉시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학 측은 등록금 부담 완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우선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인사말에서 “과거에는 자식을 대학에 보내려면 집에서 키우던 소를 팔아야 했다고 해서 대학을 우골탑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학부모의 허리가 휜다고 해서 등골탑이라고 한다”면서 “대학생들이 빚이 남는 대학생활을 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들은 정부와 대학측을 상대로 먼저 포문을 열었다.

    박은철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그 진위 여부를 떠나서 반값 등록금을 해줘야 한다”면서 “2조냐, 5조냐, 7조냐의 재정 문제부터 앞세우지 말고 20~30년 길게 보고 고지서상의 반값 등록금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호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사학재단이 뻥튀기 예산으로 등록금을 인상하고 적립금을 쌓으면서 배불리기를 하고 있다”며 “대학 적립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예산 운영을 투명하게 하고 학생 대표가 과반 이상인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학생들이 등록금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림대 이영선 총장은 “등록금이 비싼 것은 모든 것을 학부모와 학생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푸는 방법은 정부가 대학에 재정지원을 하든지, 미국처럼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대학이 민간에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주든지 해야 한다. 그런 제도적 변화 없이는 우리 문제를 풀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학의 신뢰를 훼손하거나 경쟁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사회적 인식이 돌아가면 큰 사회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근 전문대교협 기조실장도 “등록금 비용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상당히 낮은데 이를 사회적 가치나 정책적 측면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가 문제”라며 “공교육 활성화 차원에서 지원하고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부터 시작했다. 그는 “반값 등록금 논의가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용 아니냐는 점 때문”이라면서 “대학에 다닌다는 이유로 무조건 세금을 지원해줘야 하느냐. 우리는 OECD국가의 평균 국민소득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했다. 그는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집 팔아서 대학에 기부할 생각은 없는가. 정치인들은 자기 주머니에서 돈은 내지 않으면서 국민의 돈을 빼서 주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곽병찬 한겨레 논설위원은 “사회적 차원에서 아이들을 잘 기름으로써 미래가 보장된다고 생각하는데, 모든 부담을 가계에 지우고 있다”면서 “결국 재정문제인 만큼, 적극적 인식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고 의견을 달리 했다.

    한양대 금융학과 이영 교수는 “소득 3~5분위는 ´반값 등록금´을 실시하고 소득연동 학자금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면서도 “자녀 학자금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은 폐지하는 게 맞다”고 제안했다.

    대학도 자체적으로 운영개선 노력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덕여대 유극렬 교수는 “대학 법인의 투명성을 유지하면 많은 부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했고,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사학비리를 척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등록금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비판했다.

    황 원내대표는 토론 말미에 “한나라당은 ‘반값 등록금’이라는 말을 쓴 적이 있다. 2006년 지방선거하면서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후 액면 ‘반값’이란 말을 쓸 수 있냐는 토론이 있어 이제 그런 말을 쓰지 않지만 주홍글씨처럼 낙인 돼 있다”며 “우리는 무언 중에 국민들이 반값 정도 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투자가 어떻게 등록금 인하로 치환되는지, 취업후 학자금상환제(ICL)과 등록금 인하간 어느 정도의 균형이 있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해답을 줘야 하는 게 고민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등록금) 문제를 정면돌파하지 않고는 모든 문제가 옥죄어 있게 된다”며 “재정부담 문제는 의견수렴과 정부와의 교섭 단계가 있어 앞질러 갈 수 없지만 진정성을 갖고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 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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