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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임 안돼?´ K리그 배려없는 축구협회


입력 2010.07.22 10:21 수정         이준목 객원기자

K리그 향한 근시안적 사고방식 팽배

예의와 원칙 무시한 축구협회 대처

조광래 감독은 경남과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것을 이유로 협회에 한시적으로 경남과 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하는 것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축구협회는 이를 거부했다. 조광래 감독은 경남과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것을 이유로 협회에 한시적으로 경남과 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하는 것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축구협회는 이를 거부했다.

경남FC 조광래 감독이 한국축구 대표팀을 이끌 새로운 수장에 선출됐다.

그동안 K리그에서 보여준 능력이나 자질, 성과 등을 고려할 때 조광래 감독의 선임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이번에도 이 과정에서 예의와 원칙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조광래 감독은 경남과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것을 이유로 협회에 한시적으로 경남과 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하는 것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협회는 이를 거부했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은 새로운 감독을 구해야하는 경남의 사정을 고려해 당장은 어렵더라도 9월까지는 조광래 감독이 경남과의 관계를 마무리 짓고 대표팀에 전념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10월 예정된 한일전을 대비해 대표팀에 충실해야한다는 명분도 있다.

명백히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K리그 현직 감독을, 그것도 시즌 중에 빼내면서 팬들의 합의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결정을 ´통보´하는 식의 행태는, 여전히 축구협회가 K리그를 무시하고 있음을 공공연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난 2007년 부산 감독으로 취임한지 열흘도 채 되지 않은 박성화 감독을 올림픽 팀 감독으로 차출해가면서도 정작 팬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나 해명조차 하지 않은 축구협회다운 무개념 처신이다.

이회택 기술위원장이나 축구협회 인사들이 착각하지 말아야할 것은, 대표팀 감독직은 축구협회 임의대로 신참 직원 뽑듯이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명예롭게 ´추대´하는 형식이 돼야한다. 그래야 대표팀 감독의 권위가 산다.

또한 국내파 지도자로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려면, 먼저 한국축구와 국내파 지도자들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K리그에 최소한의 존중과 품위를 지키는 것이 당연한 예의다. K리그는 한국축구의 근간이지만, 그렇다고 대표팀이 필요하다고 아무 때나 감독을 빼가고 선수를 차출해도 무작정 고개를 숙이고만 있어야하는 하부 조직이 아니다.

입으로는 한국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K리그를 살려야한다고 하면서, 정작 축구협회 인사들이 K리그나 구단들의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K리그의 품위를 살려주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문제다.

조광래 감독은 어차피 올 시즌을 끝으로 경남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2011년 1월 아시안컵까지는 3회 정도의 A매치를 제외하면 특별히 장기적인 대표팀 일정이 없다.

신임 감독이 선수 파악이 필요한 외국인 지도자도 아니고, 당장 한국축구 현장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감독이 잠시 프로팀을 겸직한다고 해서 보탬이 되면 되었지, 대표팀 운영에 무슨 큰 지장이 되는 것일까. 아니면 10월 열리는 한일전이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그렇게 사활을 걸어야 할 만큼, 절박한 승부일까.

조광래 감독이 9월 이전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면 그가 지난 세 시즌 간 조련해온 경남 축구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감독 본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의 축구를 성원해온 경남과 K리그 팬들에게는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표팀만 중요하고 K리그야 어찌됐든 대표팀 사정에 맞추라는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축구협회는 언제까지고 K리그 팬들의 불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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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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