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우울증,여배우가 더 힘든 이유"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입력 2009.03.28 11: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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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개봉한 영화 <실종>에서 ´연쇄 살인마´ 역을 열연한 배우 문성근.

연예인들의 우울증 문제는 어쩔 수 없이 그냥 두고 볼 수준이 아니게 됐다. 실제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까지 끊고 마는 경우가 있어왔기 때문.

늘 대중의 시선에 갇혀 살아야 하는 직업 탓에 어떤 상황에도 자유로울 수 없고, 특히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를 경험하게도 되는 연기자들은 견디기 힘들 만큼의 우울한 상황을 피해가기 힘들다.

그렇다면 영화 <실종>에서 전형적인 싸이코 패스를 연기한 문성근의 경우는 어떨까. 사실 그의 출연작들을 보자면 괴상하고 힘든 캐릭터의 경험은 거의 지존인 수준이다.

문성근은 "한 사람이 평생 한 번 겪기도 힘든 극적 상황을 배우들은 여러번 경험한다. 그러다보면 누구든 당연히 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나 역시 그로 인한 힘든 시간을 겪어봤다"며 "<그들도 우리처럼>(1990)을 찍은 당시 김기영이란 인물에서 빠져나오는 데는 정말 꽤 긴 시간이 필요했고, <경마장 가는 길> 출연 때도 길진 않았지만 인물에서 빠져나오기 못하고 헤매는 시간이 좀 있었다"고 말했다.

연기 경험이 많다고 해서 역할의 시작과 끝에서 늘 자유로울 수 있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문성근은 "특히, 이은주의 죽음 이후 연기 후유증에 관한 고민들을 더욱 하게 됐다"며 특히 후배 여배우들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최불암 씨 경우, 한 작품이 끝낼 때마다 필름이 끊길 만큼 술을 먹고 역할에 대한 기억도 함께 지운다고 하더라. 남자배우들 중 상당수가 만취하는 방법으로 연기 후유증을 해결한다"며 "하지만 여배우들의 경우는 열린 장소에서 술을 먹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집에서 혼자 조금씩 먹고 풀곤 한다. (최)진실이도 그랬던 것 같고...."라며 아픈 한숨을 내쉬었다.

19일 개봉한 영화 <실종>에서 ´연쇄 살인마´ 역을 열연한 배우 문성근.

문성근은 이 같은 문제로 여성심리상담가인 고모의 도움을 받는 것 외에도 안성기가 먼저 제의했던 배우들끼리의 모임을 만드는 것도 함께 고민해 봤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결국 찾지 못했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해서 이를 주위에 알리고 ´정신 전문의´를 찾아갈 여배우도 흔치 않을 뿐더러, 철저히 개인 사업체일 수 밖에 없는 배우들끼리의 모임 또한 의도대로의 결과만을 얻기란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현실을 결코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감정 컨트롤 방법을 알고 있을 뿐 연기 후유증의 빠른 치유에 대한 해답은 자신 역시 알지 못한다고 그저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친 문성근.

가르침을 받는다 해도 스스로 터득하지 못하면 절대 잘할 수 없는 것이 연기인 것처럼, 배우로서 건강하고 유쾌한 정신적 건강을 지켜가는 것 역시 그저 스스로 빨리 터득해내길 바라는 것이 문성근이 갖는 후배들에 대한 간절하면서도 솔직한 바람이었다.[데일리안 =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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