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디즈니+ 국내 진출 1년…'커넥트'·'카지노'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11.14 13:48  수정 2022.11.14 13:50

12월 공개

'무빙'도 대기

디즈니+가 국내 OTT 시장에 진출한 지 1년이 됐다. 디즈니+가 2019년 11월 12일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 2년 후인 2021년 11월 12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출범 당시만 해도 디즈니+는 마블 시리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 등을 비롯해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OTT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자체 콘텐츠를 업고 시작하는 디즈니+는 다른 OTT와는 출발선부터 달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유일한 적수'라는 타이틀은 디즈니+에게 당연한 수식어였다.


실제로 월트 디즈니가 밝힌 스트리밍 플랫폼(디즈니+, 훌루, ESPN플러스) 구독자 수는 지난 8월 기준 2억 210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넷플릭스가 밝힌 구독 수(2억 2070만 명)를 웃도는 수치였다.


그러나 디즈니+의 국내 사정은 달랐다. 전체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지만,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뿐 아니라 국내 OTT 웨이브, 티빙에도 밀린 채 분투 중이다. 국내 OTT 시장점유율(올 1∼9월 월 평균 이용자 수 기준)은 넷플릭스(38.22%), 웨이브(14.37%), 티빙(13.07%), 쿠팡 플레이(11.8%), 디즈니+(5.61%) 순이다.


가장 큰 이유는 경쟁력 있는 한국 오리지널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꼽힌다. 국내 구독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리즈보다는 한국 오리지널이나 OTT를 통해 스트리밍 되는 방송사 드라마, 예능 등을 선호한다. 디즈니+ 역시, 국내 콘텐츠 제작사와 지속적으로 협업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내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디즈니+는 한국 오리지널 첫 작품은 '너와 나의 경찰 수업'이었다. 그러나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강다니엘의 배우 데뷔작으로 받은 관심이 전부였고, 디즈니+답지 않은 아쉬운 완성도도 혹평의 이유로 꼽혔다.


이후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와 손 잡고 '그리드'를 내놓으며 야심 차게 반등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그리드'의 사정도 나아지지 않았다. 서강준, 김아중, 김무열 등 배우들의 이름값도 쟁쟁했지만 국내에서 잘 시도되지 않았던 SF 장르를 흥미롭게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 주에 한 편씩 공개하는 방식 역시 '그리드'의 부진 배경으로 꼽힌다. 넷플릭스와 같이 시리즈를 전편 공개했다면 '그리드'가 지금보다는 많은 관심을 받았을 거라는 관계자들의 아쉬운 탄식만 남았다.


이후 '사운드트랙 #1', '키스 식스 센스'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뿐 아니라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더 존: 버텨야 산다' 등 예능, 하이브와 협업한 '인더숲', '우정여행' 'BTS :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 방탄소년단 콘텐츠로 경쟁력을 꾀하고 있지만, 공룡 콘텐츠 사 디즈니+의 명성과는 여전히 거리가 먼 성적표를 쥐고 있다.


이에 12월 공개되는 '커넥트'와 '카지노'의 어깨가 무겁다. 디즈니+의 기대작으로 족적을 남겨야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커넥트'는 일본의 미이케 다케시 감독과 정해인이 주연을 맡은 한일 프로젝트다. 특히 미이케 타카시 감독은 1998년 타임지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미래 영화감독 10인'에 선정돼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 받았다 .'쓰리 몬스터', '착신아리', '악의 교전', '크로우즈 제로' 등의 작품으로 파격적인 묘사와 상상력을 스크린에 구현해낸 감독이다. 디즈니+는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커넥트'의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카지노'는 배우 최민식의 26년 만의 드라마 복귀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우여곡절 끝에 카지노의 왕이 된 남자가 일련의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은 후 생존과 목숨을 걸고 게임에 복귀하는 이야기로,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손석구, 이동휘, 허성태 등 충무로 대세 배우들이 출동한다.


강풀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무방'도 다음 타자로 대기 중이다. 조인성, 류승룡, 한효주,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등 쟁쟁한 라인업과 제작비 5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알려졌다.


디즈니+가 한국 시장에서 헤매는 사이 경쟁사인 애플TV+는 '파친코', 쿠팡 플레이는 '안나', 'SNL 코리아', 티빙은 '술꾼도시 여자들', '유미의 세포들', '환승연애' 등 킬러 콘텐츠들을 만들어냈고 디즈니+의 존재감은 더욱 더 희미해졌다. 디즈니+의 론칭 1년, 이제는 자본을 무기로한 근성으로 명성에 걸맞은 강력한 한 방을 보여줄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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