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공통수학 과목 '행렬' 포함되자…교육단체들 “수포자 및 사교육 증가 우려”
“고1 공통과정 수학 성취기준 41개…절반으로 축소 필요”
교육부, 공청회 및 의견수렴 거쳐 최종안 결정
교육당국이 행렬이 고등학교 1학년 공통수학 과목에 포함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하자, 교육단체들이 과도한 수학 학습량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과별 공청회가 열리는 7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수학 교육과정에서 수학 학습량이 다시 많아지고 어려워져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와 사교육 증가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학교 교육과정의 자율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총론과는 달리, 수학엔 행렬같이 학습량이 높은 과목이 공통과목으로 추가됐다며 “총론과 괴리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발표한 뒤 학습량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선분의 내분과 외분’에서 외분을 빼겠다고 발표했지만 행렬은 시안대로 고1 공통수학 과목에 편성하는 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수학교사들은 “디지털 소양 함양을 명분으로 행렬을 추가한다면,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되기 전 위치와 같이 선택과목으로 들어오는 것이 타당하다”며 고2 선택과목으로 경제수학이나 인공지능(AI) 수학을 개설해 행렬을 편성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행렬이 고1 공통과목으로 들어오는 것의 여파로 ‘이차함수의 최대·최소’가 중3 과목으로, 중3의 ‘대표값’이 중1 과목으로 이동해 학습 부담이 연쇄적으로 가중된다고 이들은 비판했다.
또한 중학교의 성취기준의 경우 학기당 평균 10개인 반면 고등학교 성취기준은 평균 18.6개라며 중학교의 1.86배에 이르고 고1 공통과정 수학 성취기준의 경우 41개나 된다며, 절반으로 축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들은 ▲5년 이상 현장 실험 후 교육과정 재개정 ▲중1 자유학기제 운영 상시화에 따라 성취기준 단축 ▲교육과정과 일체화된 교과서 검정기준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수포자 문제는 사회적 문제 이전에 수학과 교육과정의 문제”라며 “적절한 양으로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현장 여건을 만들어 수학을 수학답게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빼앗은 채 무슨 수로 수포자와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2024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새 교육과정은 교육부의 총론 발표에 이어 각론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발표한 시안을 토대로 7일까지 교과별 공청회를 열고 이후 총론 시안에 대한 공청회,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한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안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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