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투자로 발전 거듭, 국제대회 선전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중국 야구
조용하지만 꾸준한 성장세의 중국야구가 아시아 야구 3강 체제(한-일-대만)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오는 5일, 일본 도쿄돔서 펼쳐지는 ‘제2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시아지역 예선’에 출전, 아시아 최강 일본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상 중국은 일본을 비롯해 한국과 대만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중국야구는 그동안 지속적인 투자와 인프라 구축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최근 국제대회에서도 선전을 펼치고 있어 이번 예선의 복병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대만 놀라게 한 중국, 이번에는 일본 차례?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대만을 꺾은데 이어 한국과 연장접전 끝에 승부치기까지 가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중국은 대만과의 조별풀리그 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8회 무서운 집중력을 선보이며 대거 3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연장 12회 승부치기에서는 대만에 4점을 먼저 주고도 곧바로 5점을 보태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궜다.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선발투수 리첸하오가 5.1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데 이어 마운드를 물려받은 부타오 역시 3.2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승부치기로 시작된 연장 11회 이승엽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아쉽게 경기를 내줬지만, 한국은 중국의 달라진 모습에 진땀을 빼야했다.
지난 2007 코나미컵에서도 올스타로 구성된 중국은 대만 우승팀인 퉁이 라이온스에 7회까지 4-1로 앞서가는 등 코나미컵 첫 승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사실 중국야구의 이 같은 성장은 이미 예고된 것과 다름없었다.
중국은 어린 유망주들을 해외에 진출시켜 선진야구를 접하게 하고 있고, 그 결과 지난 2007년 좌완투수 리우 카이(22)와 포수 장 젠왕(21·이상 뉴욕 양키스)이 중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마이너리그에서 차곡차곡 실력을 쌓고 있고, 이번 WBC에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한껏 뽐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중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비시즌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있다. 이들은 스프링캠프 또는 애리조나 풀리그에 참가,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야구를 몸소 체험하며 실력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야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드넓은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중국야구의 비약적인 발전을 돕고 있다.
지난 2007년 MLB 사무국 측은 중국 장수성 우시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개최, 8개 도시에서 뽑은 유소년 야구선수 6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고, 지난해에는 베이징에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열려 ‘야구붐’이 일기도 했다.
일본의 관심 또한 미국 못지않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중국의 나이 어린 선수들과 계약해 유망주로 육성하는가 하면, 야구용품 회사들은 중국 본토에서 뛰고 있는 성인 및 어린 선수들에게 제품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쉽지 않은 1승, 객관적 전력은 ‘절대열세’
사실 중국이 이번 예선대회에서 본선진출 티켓은 물론, 1승을 따내기도 결코 쉽지 않다.
일단 이번 중국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이 너무 어리다. 최고령인 우완 릴리프 쑨구오챵(38)과 두 번째로 나이 많은 장유펑(32) 등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면 모두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도 이뤄져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테리 콜린스 감독은 “많은 이들이 일본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러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라면서 일본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는 대표팀 주장이자 상하이 골든이글스의 주전 유격수 장유펑으로 지난 2005시즌 리그 MVP를 수상한 중국의 대표적인 타자다.
비록 ‘제1회 WBC 대회’에서는 10타수 무안타,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도 30타수 4안타(타율 0.133)로 활약이 미미했지만 중국 클린업에 위치하고 있다.
이밖에 2004년 MVP 쑨링펑과 지명타자로 출전할 후펑리안도 얕볼 수 없는 타자들이다. 특히, 후펑리안은 지난 1회대회에 불참했지만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타율 0.381을 기록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일본 역시 중국이 예전과는 다른, 쉽지 않은 상대라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 1일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연습경기를 지켜본 일본의 포수 아베는 “중국야구의 수준이 조금씩 오르고 있음을 느꼈다”며 경계했고, 켄지 조지마 역시 “생각보다 좋은 스윙을 가진 타자들이 보인다”며 중국의 성장에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중국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다르빗슈 유는 “경기 결과는 생각했던 대로 갈 것 아니겠냐”며 승리를 자신했다.
과연 중국이 이번 지역예선 첫 경기에서 아시아 최강 일본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거듭하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대회 또 다른 관심거리다.[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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