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진 친 ‘70년생 슈퍼스타 3인방’

입력 2008.01.24 13:18  수정

70년생 3인방 ‘마지막 승부수’

이종범-마해영-정민태

이종범(37·KIA)-마해영(37·전 LG)-정민태(37·현대).

1970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한때 프로야구를 주름잡던 ‘슈퍼스타‘들이었지만, 이제 한 발자국만 물러서면 유니폼을 벗어야 할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노장들이다.

이들은 2008년 배수진을 치고 야구인생의 마지막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70년생 3인방 ‘마지막 승부수’



이종범은 이미 지난해 시즌 중 은퇴 압력에 시달렸다. 이종범이 지난해 거둔 성적은 88경기 타율 0.174 홈런 1개 18타점 도루 3개. ‘야구 천재’라는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그는 90년대 이후 프로야구가 낳은 최고의 슈퍼스타였다. 12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03 홈런 180개 도루 485개를 기록했고, △역대 최소경기 1000안타(779경기) △프로야구 최초의 30홈런-60도루 달성(1997년) △시즌 최다 도루 84개(1994년) △시즌 최다 안타 196개(1994년) 등의 화려한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바람의 아들’ 이종범도 세월을 거스르진 못했다. 이종범은 2006년(0.242 1홈런 21타점)부터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KIA가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이종범에게 은퇴를 권유한 게 그다지 놀랄만한 일이 아닌 것.

하지만 이종범은 은퇴를 거부하고 다시 방망이를 움켜잡았다. 코치직을 보장해준다는 제의도 거절했다. 올 시즌 이종범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은퇴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그렇게 이종범은 승부수를 띄우고 마지막 시즌이 될지 모르는 겨울을 보내고 있다.


롯데에서 로이스터 감독의 테스트를 받고 있는 마해영의 지난해 성적은 11경기 28타수 2안타, 타율 0.071이 전부다. 시즌 초반 주어진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마해영은 4월도 버티지 못하고 2군으로 추락한 채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는 지난 1999년 187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72 홈런 35개 타점 119개를 기록, △타격 1위 △홈런 6위 △타점 3위에 오르는 맹활약을 펼쳤다. 10년 연속 100안타-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포함, 프로 13년 동안 통산타율 0.295, 안타 1598개, 258홈런, 995타점을 올렸다. 마해영은 한국 프로야구 역대 ‘기록판’ 아주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타자다.



그러나 통산 258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던 마해영이 최근 3년간 때려낸 홈런은 불과 18개. 그나마 최근 2년 동안은 6개에 불과하다.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마해영의 방망이도 세월이라는 바람을 맞으며 무뎌진 것이다.

트레이드와 FA 계약을 통해 롯데-삼성-KIA-LG 등 4개팀의 유니폼을 입었던 마해영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후 LG에서 방출, 현재 고향 팀 롯데에서 마지막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테스트를 받고 있다.

마해영은 2008년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마해영에 관한 전권을 위임받은 로이스터 감독이 그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 길을 돌아 다시 롯데로 돌아온 마해영은 2008년 야구 인생을 건 마지막 승부수를 부산에서 던졌다.

정민태는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 무려 83승을 쓸어 담았다. 연평균 17승을 거둔 것. 그 사이 다승왕은 두 번(99년·2000년)을 차지했으며 소속팀 현대를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두 차례(98년·2000년)나 올려놓았다. 정민태는 현대 유니콘스에서 처음으로 에이스란 이름을 얻은 투수였다.

1999년 20승을 기록했던 정민태는 지난해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가 20승을 넘어서기 전까지 프로야구에서 20승을 거둔 마지막 투수였다. 1999년은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선수가 무려 12명에 달하고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20명이 넘었던 극단적인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하늘 끝까지라도 날아오를 것만 같았던 정민태의 날개를 부러뜨린 것은 부상이었다. 정민태는 2004년 허리부상을 당했으며 2005년 오른쪽 어깨 부상과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2005년 9월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정민태는 2006년에 단 2이닝만 투구하는 데 그쳤으며, 지난해에도 7게임에서 승리 없이 6패(평균자책점 12.81)만을 기록했다. 정민태가 지난 3년 동안 투구한 이닝은 고작 48.1이닝이다. 부상으로 3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현재 정민태는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정민태가 재활과정에서 보여준 성실한 자세를 높이 사 올 시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정민태가 2008 시즌 마운드에 오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대를 인수할 새로운 구단이 김시진 감독을 신임해야만 한다.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최근의 부진으로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선수로 낙인이 찍혀버린 정민태는 김시진 감독이 떠날 경우,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 2008년 정민태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어디까지나 현대 문제가 어떻게 해결이 되는가에 달려있다.

이종범, 마해영, 정민태. 70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한때 스포트라이트를 온몸으로 받으며 프로야구를 이끌어나가던 슈퍼스타들이었다. 그러나 세월은 공평하다. 슈퍼스타였거나 또는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도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 세월은 이들을 세대교체의 그림자 속으로 서서히 밀어 넣었다.

세월에 맞서 배수진을 치고 야구인생을 건 마지막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는 세 명의 선수. 과거 이들의 ´뜨거웠던´ 야구를 잊지 못하고 있는 팬들은 마지막 투혼으로 슈퍼스타의 자존심을 지켜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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