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부진 딛고 상승세, 단독 3위 급부상
전주 KCC가 우승후보다운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07-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KCC는 브랜든 크럼프(18득점, 12리바운드)를 비롯한 5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에 힘입어 오리온스를 80-76으로 제압,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오리온스는 최근 8연패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로써 10승 6패를 기록한 전주 KCC는 원주 동부, 안양 KT&G, 서울 SK에 이어 올 시즌 네 번째 10승 고지에 오르며 어느덧 단독 3위까지 급부상했다. 1라운드 4승5패에 그쳤던 것에 비하여 2라운드에서는 무려 6승 1패, 특히 최근 8경기에서 무려 7승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중하위권을 맴돌며 기대에 못 미쳤던 초반의 부진에서 이제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KCC의 부활은 역시 강력한 높이와 되살아난 수비 조직력에서 나온다. 시즌초반 KCC는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불구하고 포인트가드의 부재와 엉성한 수비력으로 인하여 ‘비효율적인 농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약팀에게 어이없이 덜미를 잡히거나, 큰 점수차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당하기 일쑤였고, 압도적인 리바운드 격차에도 불구하고 점수에서는 오히려 뒤지는 경우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던 KCC는 최근 들어 선수들이 어느 정도 손발을 맞춰가며 서서히 조직력 회복과 분업화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팀 내에 뚜렷한 고득점원은 없지만 주전 전원이 고른 득점력을 지니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공격기회를 효율적으로 분담하고 있다.
KCC가 초반 위기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을수 있었던 것은 역시 ‘외국인 듀오’ 브랜든 크럼프와 제이슨 로빈슨의 공이 크다. 정통센터 크럼프(15.1점 10.0리바운드)는 시즌 평균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투박하지만 기복 없는 플레이로 KCC의 골밑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일대일에 강한 제이슨 로빈슨(20.5점 7.4리바운드)은 팀 내 제1득점원이자 최고의 클러치슈터로서 팀이 어려울 때마다 공격의 해결사 역할을 맡아주고 있는 것이 돋보인다.
KCC 부활의 키워드는 역시 ‘이적생‘ 서장훈이다. 서장훈은 경기당 14.3점 6.2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으나 최근 8경기에서는 4차례나 20점 이상을 돌파하며 평균 18.1점 7.3리바운드로 확연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초반 수비와 백코트를 소홀히 하고 외곽 공격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골밑플레이의 비중이 많이 늘어났고, 리바운드 가담에도 적극적이다. 팀 상황과 매치업에 따라 주전과 벤치를 오가며 팀플레이에 주력하고 동료들을 독려하는 등, 긍정적인 마인드의 변화가 돋보인다.
KCC는 올 시즌 평균 80.8점을 실점했으나 최근 5연승을 거두는 동안에는 불과 71.8 실점에 그쳤다. 80점 이상을 넘긴 경기는 한 차례도 없었다. 2라운드 이후 경기내용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의 수비팀으로 꼽히는 동부(평균 72.2점)와 견주어도 크게 손색이 없는 수치다.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임재현과 추승균의 기복심한 활약이 다소 아쉽지만 최근 허재 감독은 식스맨들을 중용 하며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 기록상으로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정훈, 이중원, 신명호, 박상률 등 벤치멤버들의 보이지 않는 활약은, 노장이 많은 팀 주전들의 체력안배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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