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3연승으로 공동 2위 도약
2년차 최연소 감독 ´유도훈 농구´ 꽃피우나
‘스피드 농구’의 안양 KT&G가 2라운드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2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서 98-85로 승리한 KT&G는 최근 3연승의 쾌조를 달리며 10승고지(6패)에 안착했다. 1라운드 5승4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넘는데 그쳤던 KT&G는 2라운드 들어 어느덧 서울 SK와 동률로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올 시즌 개막전까지 KT&G는 기껏해야 중위권 정도로 예상됐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약체로 분류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3년간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단선생’ 단테 존스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 커보였기 때문. FA로 풀린 베테랑 포워드 양희승마저 KTF로 팀을 옮기며 외곽슈터의 부재 또한 두드러졌다.
그러나 올해로 감독데뷔 2년차를 맞이한 유도훈 감독은 지난해에 비하여 한결 끈끈해진 조직력과 팀워크를 바탕으로 KT&G의 팀컬러를 ‘스피드’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중반 창원 LG의 코치로 활약하다가 KT&G의 감독으로 영입되는 이색적인 사례를 남겼던 유도훈 감독은, 중위권에서 근근이 고전하던 팀을 일약 2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 데뷔첫해 유 감독의 정규시즌 성적은 9승10패로 5할 승률이 채 되지 않았으나, 승부처였던 6라운드에서 홈경기 4연승 및 마지막 2경기를 모두 이기며 극적인 막판 역전에 성공했고, 5점차 이내 접전을 6번 치러 모두 승리하는 등 유 감독 부임이후 한결 끈끈해진 팀컬러를 입증했다.
데뷔 첫 해만해도 초보 사령탑이었던 유 감독의 성공은, 감독의 전술적 능력보다는 단테 존스같은 기존 스타들의 활약에 의존한 것이 컸다고 평가받은 게 사실. 그러나 유 감독은 단테 존스가 없는 올해, 지난 시즌부터 한층 탄탄해진 전력을 구축하며 자신의 전술적 색깔을 한결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비시즌 간 팀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기존 베테랑 선수들과 신인들을 바탕으로 팀의 안정에 더 치중했다. 지난해 KT&G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주희정, 은희석과 재계약에 성공했고, 양희승이 떠난 빈자리에 양희종과 황진원 등 팀플레이에 강한 허슬플레이어들을 중용하며 기존 전력을 극대화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
강력한 스피드와 수비 조직력을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KT&G는 올 시즌 KBL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빠르고 역동적인 농구를 구사하는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G는 올 시즌 현재 팀 속공이 98회(경기당 6.12회)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역시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추구하는 SK나 삼성조차도 KT&G와의 스피드 대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 중심에는 리그 최고의 속공전개 능력을 갖춘 포인트가드 주희정이 있다. 주희정은 올 시즌 경기당 12.4점 8.4도움(전체 2위) 3점슛 성공률 43%(33/77)의 맹활약을 선보이며 명실상부한 올 시즌 KBL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KT&G가 존스의 팀이었다면 올해는 의심할 나위 없이 완벽한 주희정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도훈 감독은 마퀸 챈들러를 빼고 확실한 국내파 득점원이나 외곽슈터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수비 조직력을 통해 만회했다. 10월까지 팀 평균 득점이 75.4점에 그치는 빈공을 드러냈던 KT&G는 11월 들어 특유의 런앤건이 자리 잡으며 84.7점으로 공격력이 수직 상승했다. 시즌 초반 챈들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려져있던 TJ 커밍스는 최근 5경기에서 연속 20점 이상을 돌파하며 평균 26.0점 8.2리바운드를 기록, 챈들러를 능가하는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또한 정통센터가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KT&G의 팀 리바운드는 579개(평균 36.1개)로 전체 1위다. 선수 전원이 적극적으로 골밑에 가담하고 이타적인 허슬플레이어가 많은 팀의 장점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전력이 약화되었던 평가를 받았던 KT&G를 지금의 탄탄한 팀으로 키워낸 공은 유도훈 감독의 몫이다. 1967년생으로 현재 프로농구 10개구단 중 최연소 사령탑이라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유도훈 감독은 KT&G에 자신만의 팀컬러를 확실하게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개막전까지 벤치가 빈약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받았던 KT&G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리그에서 가장 벤치가 탄탄한 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보다는 장점과 개성을 최대한 살려서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는 유감독의 판단력과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 현재 KT&G의 트레이드마크인 빠르고 아기자기한 농구는 현역시절 유도훈 감독의 플레이스타일과도 일치한다.
현역시절 리그 최단신축에 꼽히는 174cm의 작은 신장으로 코트를 호령하며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을 입증했던 유 감독은, 이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KT&G에서 지도자로서도 제2의 성공신화를 꿈꾸고 있다. KT&G의 젊고 빠른 농구가 앞으로 얼마나 더 가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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