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농구’ 서울 삼성…한국판 피닉스 선즈 꿈꾼다!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1.22 09:35  수정

삼성, 공격농구 앞세워 성적-인기 두 마리 토끼 노린다

‘한국판 피닉스 선즈’ 서울 삼성이 올 시즌 화끈한 공격농구로의 변신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강력한 높이를 바탕으로 한 고공농구를 트레이드마크로 해왔던 삼성은, 올 시즌 들어 서장훈과 올루미데 오예데지가 팀을 떠나고 이상민이 새롭게 가세하며 팀컬러가 자연스럽게 높이에서 스피드로 변화했다.


삼성은 올 시즌 현재 7승 6패로 전주 KCC, 안양 KT&G와 함께 공동 4위군을 형성하고 있다. 아직 팀 성적은 중위권이지만 달라진 팀컬러에 대한 적응은 순조롭다는 평가.

삼성은 지난 21일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맞대결에서 올 시즌 한경기 최다인 112점을 기록하는 폭발력을 과시하며 20점차(112-92)의 대승을 거뒀다. 종전 기록도 지난달 2일 KT&G전에서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기록한 107점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100점대 경기만 벌써 4차례나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82.46 득점으로 전체 5위에 그쳤던 삼성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91.46 득점(89.3실점)으로 작년에 비해 평균 득점이 무려 9점이나 상승하며 KBL 10개 구단 가운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테런스 레더(24.5점)와 빅터 토마스(24.3점), 이규섭(18.0점), 이상민(16.1점)에 이르기까지 평균 15점 이상의 고득점을 기록하는 선수가 무려 4명이나 된다. 미 프로농구(NBA)에서 ‘런앤건’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던 피닉스 선즈를 연상시키는 기록이다.

삼성 ‘공격농구’의 중심은 역시 이상민-강혁-이정석-이원수 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가드진에 있다. 삼성의 가드들은 코트를 쉴 새 없는 누비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포지션 교체를 통하여 파괴력을 극대화시킨다.

올해 ‘회춘’했다는 찬사를 듣고 있는 36세의 노장 이상민의 모습은 그야말로 스티브 내쉬를 연상시킨다. 지난 21일 전자랜드에서도 3점슛 5개를 포함해 21득점·8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볼 배급에 주력하던 최근 몇 년 간의 KCC 시절에 비하여, 슛 시도와 외곽슛 적중률(29/52, 56%)이 크게 발전한 올 시즌에는 슈팅가드와 포인트가드를 넘나드는 자유자재의 플레이로 숨겨진 공격본능까지 발휘하고 있다.

안준호 감독은 서장훈이 이적하며 높이가 낮아진 올 시즌, 빠른 스피드와 외곽슛을 주 무기로 하는 경기운영을 표방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1명만 뛰는 2,3쿼터에는 빠른 가드들을 중용하는 스몰 라인업과 쓰리가드 시스템으로 쏠쏠한 재미를 거두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팀 내 공격비중이 늘어난 이규섭도 쟁쟁한 가드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작년의 12.76점에서 18.0점으로 평균 득점이 크게 향상되며 리그 최고의 ‘장신 슈터’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

퇴출된 타이론 샐리의 대체선수로 합류한 빅터 토마스의 빠른 팀 적응도 상승세에 힘을 불어넣는 대목. 토마스는 한국무대 유경험자답게 적응기간 없이 4경기에서 24.3점 5.8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테렌스 레더의 부담을 줄여주는데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빠른 템포의 농구를 추구하는 팀들답게 실점도 89.3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 약점이다. 레더를 제외하고는 골밑에서 활약해줄만한 확실한 정통 빅맨이 없다는 것, 강혁(6.7점 6.8도움)과 이정석(2.8점 2.1도움)의 득점가담이 빈약하다는 것도 아쉽다.

도한 농구에서 강력한 높이와 수비의 도움 없이 ‘공격농구’만으로 우승을 차지한 팀은 찾아보기 힘들다. 피닉스 선즈 역시 지난 3년간 런앤건으로 정규시즌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단기전인 PO에서는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했다. 삼성이 공격농구로는 정상에 설 수 없다는 농구계의 선입견을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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