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23·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결국 아나톨리 티모슈크(28)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제니트는 11일(이하 한국시간) ‘2007-08 로스고스트라흐 러시아 프리미에르 리가’ 마지막 라운드 사투른(모스콥스카야-오블라스지)과의 원정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제니트는 30경기 18승 7무 5패(승점 61)를 기록, 스파르탁 모스크바(승점 59)를 제치고 23년 만에 리그 우승(러시아 프리미에르 리가 출범 이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만년 ‘다크호스’로만 꼽혔던 제니트가 정상에 등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대대적인 전력 보강. 시즌 초 러시아 신성 파벨 파그레브냑과 우크라이나 대표팀 출신 티모슈크를 영입, 더욱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했다.
특히 티모슈크의 영입은 러시아 축구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티모슈크는 제니트 역사상 가장 높은 이적료(2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전문가들은 이것을 두고 최고의 영입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티모슈크는 리그 29경기에 출전하며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를 굳혔다. 급기야 시즌 중 주장 완장마저 물려받으며 팀 조율까지 도맡았다.
반면, 티모슈크의 경쟁자였던 이호는 그의 파괴력에 눌려 단 한 번도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UEFA컵과 러시안컵에서만 그라운드를 밟았을 뿐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리그 18경기에 출전, 붙박이 주전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토르페도 모스크바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러시아 리그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티모슈크 영입 이후 리그 경기에서 이호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 6월 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호가 한국이나 일본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며 직접적으로 이적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와 관련된 특별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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