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프로농구] 오리온스-LG, 2연승 쾌조의 스타트
김태술, 함지훈 등 루키 이름값, 외국인-이적생들 활약 기대에 못미쳐
지난 18일 울산 모비스-대구 오리온스 개막전을 시작으로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가 6개월간의 대장정에 화려한 첫발을 내딛었다.
팀당 2경기씩을 소화하며 초반 탐색전을 마친 지금, 눈에 띄는 것은 10개 구단 전력 평준화 현상이다.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신인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며 두각을 나타낸 반면, 그동안 프로농구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은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다소 커진 만큼, 한편으로는 한국농구의 세대교체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홈팬들에게 면목 없다’ 홈 개막전 승률 30%
프로농구 개막을 맞이해 전국 수많은 농구팬들이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아 홈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각팀의 홈 개막전 승률은 좋지 못했다.
10개 구단을 통틀어 홈팀의 개막전 승률은 불과 30%. 부산 KTF, 창원 LG, 대구 오리온스만이 안방에서의 첫 테이프를 순조롭게 끊었다. 최다관중을 자랑하는 ‘농구의 도시’ 창원에서는 11년 연속 개막전 매진 기록을 세우며 기쁨이 배가됐다.
반면 많은 팀들은 안방에서 혹독한 첫 신고식을 치러야했다. 특히, 우승후보로 꼽힌 KCC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 앞에서 이적생들의 부진 속에 동부에 완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2득점에 그치며 체면을 구긴 서장훈은 2차전에서는 KT&G 홈 개막전에서 18점 6리바운드로 분풀이해 이번엔 KT&G를 울렸다.
개막 첫 주, 누가 빛났나
프로농구 첫 주의 문을 화려하게 열어젖힌 스타는 바로 모비스의 김효범이었다. 지난 2년간 벤치멤버에 그치며 실망감을 안겼던 김효범은 개막 후 2경기에서 당당히 팀내 주전 포워드를 꿰차며 평균 24.5점의 맹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20일 경기에서 2005년 드래프트 1,2순위에 나란히 올랐던 방성윤과의 매치업은 최고의 명승부. 이날 김효범은 팀내 최다인 29점을 몰아넣었을 뿐만 아니라, 4쿼터 방성윤과의 ‘에이스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올 시즌 약체로 평가받았던 모비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프로농구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기대주로 꼽히는 ‘황금세대’도 마침내 그 베일을 벗었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 김태술(SK)은 첫 2경기에서 평균 11.0점-11.5도움으로 2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KT&G의 양희종(13.0점 4.0리바운드)과 전자랜드의 정영삼(7.0점), 오리온스의 이동준(6.5점. 5.5리바운드)도 비교적 무난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특히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뽑혔던 모비스의 함지훈(13.0점, 5.5리바운드)은 시즌 초반 기대이상의 맹활약으로 ‘흙속의 진주’로 떠오르기도.
기존 스타 중에서는 전성기에 접어든 ´연봉킹´ 김주성(15.0점.8.5리바운드)의 관록이 돋보였다.
올 시즌에는 각 팀마다 유난히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새내기들이 많은데다 대부분 주전경쟁에서 큰 어려움 없이 무혈 입성함에 따라 앞으로 프로농구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외국인선수 파워, 기대이하!
이번 시즌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은 예상했던 대로 대체로 하향 평준화됐다는 것이 중론. 지난 시즌 피트 마이클(오리온스)이나 크리스 윌리엄스(모비스)에 비견될만한 특급 선수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KBL 유경험자인 36세의 노장 리온 트리밍햄이 2경기에서 24.5점-12.5리바운드를 기록, 팀의 2연승을 견인하며 여전한 노익장을 과시했다.
인천 전자랜드의 테렌스 섀넌, 원주 동부의 레지 오코사, 전주 KCC의 브랜든 크럼프, 창원 LG의 오다티 블랭슨 등도 외국인선수 수준 하락의 우려 속에서 비교적 제몫을 해준 선수들로 꼽힌다.
반면 울산 모비스의 케빈 오웬스와 키나 영, KT&G의 TJ 커밍스, 서울 삼성의 타이론 샐리와 부산 KTF의 타이론 워싱턴 등은 기대에 못 미치는 기량과 빈약한 수비로 우려를 낳았다.
변화냐 안정이냐, ‘시간이 필요해’
10개 구단은 외국인선수 선발제도의 변화와 신인선발, 대형 선수 이적 등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이로 인해 시즌 초반 경기에서 각 팀들은 조직력을 가다듬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7년 만에 프로농구에 돌아온 이충희 감독의 오리온스와 비시즌 큰 변화가 없었던 신선우 감독의 LG는 초반 2연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두 팀 모두 주전가드인 김승현과 박지현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불안에 떨었다.
동부는 김주성-레지 오코사의 ‘트윈타워’ 효과에 더글러스 렌과 표명일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며 유력한 우승후보임을 확인시켰다. 당초 최약체로 예상됐던 모비스는 외국인선수들의 난조에도 불구하고 김효범-함지훈-김학섭 등 국내파 선수들 성장에 힘입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초반 기대에 못 미친 팀으로는 전주 KCC와 안양 KT&G, 서울 삼성.
우승후보 KCC는 1승1패를 기록했지만, 이적생 임재현의 난조와 조직력의 부재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이상민이 이적한 삼성과 양희종의 KT&G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높이의 열세를 드러내며 2연패를 당하며 순탄치 않은 행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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