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 에스파뇰…혼돈에 빠진 라 리가

입력 2007.10.22 14:34  수정

타무도-리에라-가르시아 트리오 앞세워 골 폭풍

‘2007-08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순위경쟁에 에스파뇰까지 가세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프리메라리가는 지난 2003-04시즌을 끝으로 5시즌동안 계속됐던 ‘4강시대’(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발렌시아-데포르티보)가 막을 내리면서 데포로티보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한 4~5개 클럽의 뜨거운 각축전이 반복되고 있다.

세비야-AT 마드리드-비야레알-사라고사 등은 최근 꾸준한 전력보강을 통해 ‘4강’ 욕심을 냈고, 중위권 이하의 클럽들은 이들의 높고 두꺼운 벽에 막혀 감히 상위권을 넘보지 못했다.

하지만 8라운드가 진행된 시즌 초반, 당초 ‘3강 4중’으로 예상했던 구도는 에스파뇰에 의해 깨지고 있다.

에스파뇰은 2004-05시즌 리그 5위에 오르는 등 반짝 활약을 펼치기도 했지만, 최근 10시즌 중 7번을 10위권 밖에 머물며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물론 ‘코파델레이(스페인국왕컵)’와 UEFA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거두긴 했지만, 그 시즌에도 리그 성적은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시즌 초반 4경기에서 고작 1승(1무2패)만을 올려 이번 시즌에도 변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세비야와 발렌시아 원정에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둔데 이어, 8라운드에서는 선두 레알 마드리드까지 꺾으며 쾌조의 4연승으로 어느새 리그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당초 7강 후보군으로 분류됐던 세비야와 사라고사가 주춤하고 있다 해도, 에스파뇰의 상승세를 예사롭게 볼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간판 공격수 라울 타무도(30)-알베르트 리에라(25)-루이스 가르시아(26)가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4연승을 달리는 동안 타무도는 3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리에라(2골-1도움)와 가르시아(2골-2도움)도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탰다. 즉, 세 선수의 거침없는 골 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

물론 이들은 11위에 머물렀던 지난 시즌에도 팀 득점(46골)의 2/3에 달하는 29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올 시즌 이들의 골 잔치는 상당히 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어 팀 상승세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사실 지난 시즌 타무도는 7라운드에 가서야 시즌 첫 골을, 리에라와 루이스 가르시아 역시 각각 9라운드와 10라운드서 첫 득점을 신고했다. 지난 시즌 에스파뇰은 초반 10경기에서 단 1승(6무3패)에 그치는 등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세 선수는 최근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자신감으로 충만해있다.

클럽 최다 골 기록(117골) 보유자이자, 에스파뇰의 ‘살아있는 전설’ 타무도는 부상 중인 다비드 비야(발렌시아)를 대신해 덴마크와의 유로2008 예선에 출전했다. 타무도는 당시 라울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가 비야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한다는 거센 여론 속에서도 1골-1도움을 기록,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덴마크전을 통해 첫 대표팀 발탁의 기쁨을 누린 리에라도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데뷔전 골을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지난 5월 아라고네스 감독을 부름을 받고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루이스 가르시아도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 무난한 활약으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이 같은 세 선수의 활약 외에도, 창의적인 미드필더 이반 데 라 페냐(31)가 부상의 오랜 공백기를 깨고 복귀함에 따라, 에스파뇰의 상승세는 한층 더 탄력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주전과 벤치 멤버간의 큰 실력차는 여전히 에스파뇰의 불안요소다. 발베르데 감독 부임 이후 모래알 조직력이 몰라보게 탄탄해졌지만, 핵심 선수 1~2명만 이탈해도 팀 전체가 와해됐던 것은 이미 지난 시즌에도 드러낸 문제였다.

과연 4연승으로 리그 판도를 흔들고 있는 에스파뇰이 ‘혼돈의 라 리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또 다른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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