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김효범, ‘유재학 매직’ 출발선 끊어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0.21 10:51  수정

일취월장 김효범, 2경기 연속 20+득점

세대교체 모비스의 새 희망

일취월장(日就月將)이나 환골탈태(換骨奪胎)라는 표현은 아마도 올 시즌의 김효범(24‧모비스)을 위해 준비된 표현이 아닐까.


김효범이 그동안의 만년 유망주 이미지를 말끔히 벗어내고 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김효범은 지난 18일 오리온스와의 개막전에서 20점을 기록한데 이어, 20일 SK전에서는 이날 경기 최다이자 자신의 생애 최다득점이기도 한 29점(3점슛 7개)을 몰아넣으며 팀의 올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특히 이날 매치업 상대였던 SK의 간판스타이자 2005년 신인드래프트 동기인 방성윤(28점)과의 맞대결에서도 사실상 판정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경기의 분수령이었던 4쿼터에서 방성윤이 고질적인 슛 난사로 오히려 팀 공격의 흐름을 해친데 비해 김효범은 고비에서 위력적인 외곽슛과 적절한 팀플레이로 4개의 도움까지 추가하며 팀의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방성윤은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했으나 25개의 슛을 난사하여 9개를 적중시키는(36%, 3점슛 4/13 31%)데 그친 반면, 김효범은 불과 15개의 슛을 시도하여 10개를 적중시키는(67%, 3점슛 7/10 70%) 활약으로 공격의 효율성에서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김효범은 최근 두 경기에서 팀 내 리딩 스코어러를 기록했으며 출전시간(65분 13초), 야투 시도와 성공률(18/31, 58%) 등에서 모두 팀 내 선두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24.5점으로 현재 전체 득점랭킹에서도 3위(24.5점)다. 데뷔 첫해였던 2005-06시즌 30경기에서 평균 3.27점, 지난 시즌 41경기에서 평균 3.41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사실 지난 두 시즌동안 김효범은 모비스의 ‘계륵’이었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방성윤에 이어 2순위로 지명된 이후, 화려한 덩크슛과 탁월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잠재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팀 전술과 한국농구에 대한 적응 부족을 드러내며 가비지 타임에나 근근이 기용되는 벤치멤버를 전전해야했다.

특히 수비전술에 대한 이해부족과 파울관리 실패로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작전타임 때마다 ‘호랑이’ 유재학 감독에게 가장 많은 꾸지람을 듣는 선수이기도 했다. 큰 경기나 승부처에서 김효범이 코트에 들어선다는 것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비시즌 간 혹독한 훈련을 거친 김효범은 한일 챔피언전과 시범경기를 거치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슈팅시의 스텝과 정확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으며 경기흐름을 읽는 시야가 넓어졌다.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무작정 밀어붙이는 투박한 플레이를 벗어나 완급조절에 눈을 뜬 느낌이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연습경기에서의 ‘반짝 활약’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개막이후 두 경기의 ‘실전’을 소화한 지금, 김효범은 당당히 모비스의 주포로 올라선 상태다. 일각에서는 김효범이 지금의 모습을 꾸준히 보여줄 경우, 벌써부터 올해의 유력한 ‘기량발전상’ 후보라고 평가하고 있을 정도다.

무엇보다 양동근과 김동우의 군 입대 공백과 새로운 외인 선수들의 기량미달로 전력이 크게 약화되었다고 평가받는 모비스에게 김효범의 맹활약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지난해 우승팀 모비스는 당초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예상과 달리, 초반 두 경기에서 김효범, 함지훈, 김학섭, 우지원 등 국내파 선수들의 분전에 힘입어 1승1패로 선전하고 있다. 경기내용 면에서도 국내파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활약하는 2~3쿼터에서는 어떤 팀을 상대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는 평가.

지난 2년간 ‘유망주들과의 재활 선수들의 요람’으로 불리며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는 성적을 거듭해왔던 모비스는 올해도 김효범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발굴해내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스타 없이도 항상 눈부신 성과를 일구었던 ‘유재학 매직’이 김효범을 통해 또 한 번 빛을 발할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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