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훈-김효범, 모비스 변화의 중심에 서다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0.19 12:35  수정

개막전 패배 모비스, 젊은 피에 웃고 용병에 울다

확실히 지난 해 보다는 힘들어졌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새 희망을 발견했다.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이던 울산 모비스가 새 시즌의 험난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18일 홈구장인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07-08 SK텔레콤T 프로농구’ 공식 개막전에서 모비스는 리온 트리밍햄(29점 10리바운드)과 김병철(23점 6도움)-김승현(12점 12도움) 트리오를 앞세운 대구 오리온스에 83-92로 역전패하며 첫 경기를 아쉬운 패배로 시작했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 양동근-김동우-크리스 윌리엄스 트리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지난해 평균 77.4실점(전체 1위)밖에 내주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을 앞세워 정상을 차지했던 모비스는 이날 첫 경기부터 오리온스의 짜임새 있는 모션 오펜스를 당해내지 못하고 대량실점을 허용했다.

결정적으로 양 팀의 운명을 가른 것은 역시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 차이였다. 외국인 선수가 2명씩 출전하는 1,4쿼터에서 오리온스는 리온 트리밍햄-로버트 브래넌(20점 8리바운드) 콤비의 확률 높은 골밑 공격으로 압도했다. 반면, 모비스는 2,3쿼터 국내 선수들의 분전으로 주도권을 잡았으나 키나 영(13점)-케빈 오웬스(13점 10리바운드) 콤비의 수비 난조와 잦은 실책으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한일 챔프전과 시범경기에서부터 우려를 자아냈던 모비스의 새 외국인 듀오는 이날도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기량으로 유재학 감독의 걱정을 깊게 만들었다. 특히 수비에서 두 선수는 모두 형편없는 실력을 보이며 후반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 오히려 팀 수비조직력의 구멍이 되고 말았다. 75-77로 따라붙었던 4쿼터 3분경에는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어처구니없는 슛 미스와 실책을 저질러 팀의 추격의지에 번번이 찬물을 끼얹었다.

그나마 이날 한 가닥 희망을 안긴 것은 올 시즌 모비스의 새로운 국내파 장신 포워드 김효범-함지훈 듀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있다. 지난 시즌까지 벤치멤버에 머물렀던 김효범은 시범경기와 한일챔프전에서 부쩍 향상된 슈팅능력을 보여준데 이어 공식 개막전에서 팀 내 최다인 20점(3점슛 2개)을 몰아넣는 맹활약을 선보였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모비스에 깜짝 지명돼 ‘흙속의 진주’로 기대를 모았던 함지훈도 개막전에서 30분을 출장, 18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유재학 감독은 오리온스 이동준과의 매치업을 고려해 베테랑 우지원보다 함지훈을 중용했다.

함지훈은 ‘신인왕 후보’간의 첫 맞대결에서 이동준(5점 3리바운드)을 압도한데 이어 4쿼터에는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오가며 외국인 선수를 수비하기도 하는 등 전천후 활약을 펼쳐 올 시즌 모비스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슈팅 능력만 좀 더 보강한다면 그야말로 골밑과 외곽을 넘나드는 전천후 장신 포워드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

김효범-함지훈 콤비는 모비스가 주도권을 잡았던 3쿼터에만 무려 18점을 몰아넣는 맹활약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한때 14점차까지 뒤졌던 모비스는 3쿼터에 국내파 선수들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71-70으로 역전시키기도 했다.

모비스는 올 시즌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주전들의 공백과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 하락 속에서 유재학 감독은 앞으로 2년간 힘겨운 리빌딩의 과정에서 팀을 지켜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비록 첫 경기는 패했지만, 이날 사실상 국내파와 영건들만으로 보여준 예상 밖의 저력이 계속될 수 있다면 충분히 희망을 가져볼만하다는 평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약체로 지목했지만, 여전히 모비스 농구를 얕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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