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8 KBL 시즌 프리뷰 9] 서울 삼성
서울 삼성은 서장훈이 합류한 지난 2002년 이후 5년연속 플레이오프 진출과 1회 우승(2005~2006)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명도에 비해 정작 인기구단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이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었다.
지난해 삼성은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었지만, 주전들의 잦은 부상과 조직력 난조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며 6강에서 대구 오리온스에 덜미를 잡혔다. 서장훈-이규섭-강혁으로 대표되는 국내파 3인방의 역할분담과 효율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고, 코칭스태프와의 불화설 등 크고 작은 루머도 끊이지 않는 등 팀 분위기 쇄신이 절실했다.
지난 여름 마침내 5년간의 ‘서장훈 시대’를 청산한 삼성은 이제 세대교체 과도기에 놓여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서장훈-올루미데 오예데지-이규섭으로 대변되는 ‘높이의 농구’에서 올 시즌부터 이상민-강혁-이원수 등을 중심으로 하는 ‘스피드 농구’로 탈바꿈했다는 것.
오프시즌 큰 파장을 일으키며 KCC에서 삼성으로 이적하게 된 ‘산소 같은 남자’ 이상민은 여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노장이 됐지만, 코트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와 패싱능력과 특유의 소리 없이 강한 리더십은 아직도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이상민 합류는 세월이 지나도 식지 않은 그의 인기는 그동안 리그에서 가장 큰 시장규모에 비해 비인기 구단으로 분류됐던 삼성을 일약 최고 인기구단으로 만들어줄 마케팅 효과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의 무게중심은 사실 이미 2년 전부터 서장훈에서 서서히 강혁과 이규섭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2006년 플레이오프 전승우승이나, 12월 도하 AG으로 인한 대표팀 차출 시 서장훈 공백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업템포 농구와 쓰리 가드 시스템 등 독특한 전술을 선보이며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그동안 성과에 비해 저평가 받은 지도자로 꼽히는 안준호 감독으로서는, 올해가 자신의 전술적 능력과 선수단 장악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상민과 강혁은 가드로서는 신장과 운동능력이 좋고 게임 리딩과 공격형 가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능선수들이다.
여전히 최고수준으로 꼽히는 이상민의 볼배급과 속공전개, 돌파력이 뛰어난 강혁과의 유기적인 포지션 체인지를 통한 다양한 공격루트는 지난해보다 다소 약화된 높이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삼성의 히든카드가 될 전망.
여기에 지난 시즌 쓰리가드 시스템 중심에 있던 이정석과 이원수까지. 삼성의 가드진은 양과 질에서 10개 구단 중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워드진 역시 이규섭-박훈근-임휘종 등 모두 장신이면서도 속공에 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삼성이 빠른 농구로 승부수를 던지기에 최적화된 선수 구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두 시즌간 서장훈과의 역할 분담으로 인하여 주전과 식스맨을 오고가야 했던 이규섭은 이제 명실상부한 팀내 주포로서 공격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특히 올해는 2,3쿼터 팀내 토종빅맨으로 서장훈이 빠진 골밑에서 파워포워드 역할도 감당해야할 것으로 보이므로, 약화된 포스트 플레이 감각을 되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수는 팀의 높이를 책임질 테런스 래더(200cm)와 타이론 샐리(196cm). 지난 2년간 삼성이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전술적 중심은 사실 서장훈도 이규섭도 아닌, 올루미데 오예데지라는 확실한 정통센터에 있었다.
확고부동한 리바운드와 백보드 장악력을 지닌 오예데지의 존재는 삼성이 높이와 스피드의 농구를 모두 구사할 수 있었던 든든한 밑거름이었지만, 래더와 샐리가 그 빈자리를 얼마나 메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전체 6순위로 지명된 레더는 시범경기에서 평균 24.5점-14.5리바운드를 기록,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다른 외국인 센터들에 비해 체격이 큰 편은 아니지만, 골밑에서의 몸싸움과 근성이 좋고 빅맨으로서는 준수한 스피드까지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골밑에서의 공격기술이 다양하지 못하고 마무리 능력에서는 문제가 있다.
라샤드 존스 제닝스의 대체요원으로 가세한 타이론 샐리는 볼 관리 능력의 안정감이 떨어지고 포스트에서의 플레이가 기대 이하였다. 이미 국내파 외곽자원들이 많은 삼성의 팀 사정상, 올해는 외국인 선수들이 좀 더 골밑에서 궂은일을 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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