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밀란 수문장 디다(33)의 굴욕이 이어지고 있다.
디다는 지난 4일(한국시간) 셀틱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난입한 한 관중으로부터 뺨을 가격 당했다. 당시 디다는 관중을 쫓아가는 듯 했지만, 이내 충격을 받은 듯 얼굴을 감싸고 그라운드에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경기 이후, 디다는 자신을 가격했던 몰지각한 관중 못지 않게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대다수의 해외 언론들은 중계화면을 여러 차례에 걸쳐 분석, 결코 쓰러질 만큼의 접촉과 가격은 없었다면서, ‘부끄러운 디다의 연극’(코리에르 델라 세라), ‘디다의 한편의 광대극’(라 레푸블리카)이라는 제목으로 디다의 ‘헐리웃 액션’을 꼬집고 있다.
이탈리아의 한 평론가는 “팬들이 디다를 다시 경매에 내놓을지도 모르겠다”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디다는 지난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06-07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전반 5분만에 자신의 실수로 선제골을 헌납한 바 있는데, 당시 이에 격분한 밀란 팬들이 세계적인 경매사이트인 eBay에 디다를 경매로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팬들 사이에서도 디다의 행동이 부끄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6일 이탈리아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디다의 행동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투표한 6만여명 중 무려 83%가 ‘UEFA와 밀란은 디다의 헐리웃 액션에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결과에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한 관중만큼이나 디다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은 디다가 자신의 실수를 당시 상황으로 만회하려 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셀틱전에서 디다는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애매모호한 판단으로 볼을 확실히 쳐내지 못하며 선제골을 내주었고, 결승 실점 역시 디다의 펀칭 실수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적지 않다.
물론 디다가 쳐낸 볼이 문전으로 돌진하던 상대 선수에게 향한 불운과 비가 내린 날씨로 인해 볼이 미끄러웠기에, 디다로서는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또한 ‘과연 디다가 몰지각한 관중 이상으로 비판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시각도 존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디다의 ‘셀틱 굴욕’, 그 이면에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그의 불안한 모습이 자리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디다는 지난 2003년 5월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트레제게-살라예타-몬테로의 슈팅을 잇따라 선방, 팀이 유럽 정상에 등극하는데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하며, 밀란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급격한 노쇠화와 잦은 부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고, 올 시즌 역시 밀란의 부진과 맞물려 팬들로부터 끊임없는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홈 경기에서 조차 엄청난 야유에 시달리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디다가 과연 불안한 모습을 떨쳐내고 ‘굴욕의 연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앞으로 그의 손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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