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그린’ 부산 KTF…눈동자까지 찍을 태세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0.09 10:51  수정

[2007-08 KBL 시즌 프리뷰⑥] 부산 KTF

부산 KTF는 지난 시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동안의 만년약체와 ‘정규리그용’ 팀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모두 걷어내고 KBL 신흥명가로 자리 잡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취임 3년 만에 정규리그 100승 돌파와 결승진출이라는 눈부신 업적을 세운 ‘코트의 신사’ 추일승 감독은 내친 김에 이번 시즌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각오다.

부산 KTF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된다. KTF의 창단 초창기나 전신인 코리아텐더, 나산 등이 모두 만년약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부분. 그리고 이런 자신감은 현재 KBL 10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라는 탄탄한 국내선수층에서 나온다.

KTF는 오프시즌 선수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지난 시즌 결승진출 주역 조성민과 김도수가 군에 입대하고 베테랑 김희선이 은퇴했다. 이한권과 이홍수는 트레이드를 통해 전자랜드로 팀을 옮겼다.

대신 유망주로 꼽히는 신인 박세원과 김영환, 허효진, 박상오 등을 얻었다. 조동현, 최민규, 진경석 등도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 오히려 엔트리는 포화상태다.

특히 지난 시즌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던 확실한 슈터 부재를 해결해줄 히든카드로 베테랑 양희승이 가세해 전력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양희승은 지난 시즌 53경기에 출전해 평균 15.8점(3점슛 2.0개. 34.0%)을 기록, 여전히 국내 정상급 슈터로 꼽힌다.

고려대 1년 후배이자 리그 최고의 공격형 가드로 꼽히는 신기성(2006-07시즌 13.0점 6.5도움 3점슛 49.5% 전체 1위)과의 재회는 가장 기대를 모으는 대목. 여기에 장신포워드 송영진(지난 시즌 13.7점)까지 더하면 높이와 공격력 면에서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케 한다.

추일승 감독은 주전과 스타 의존도가 높은 다른 팀들과 달리, 엔트리 12명 선수들에게 고르게 역할을 부여하는 ‘분업 농구’로 돌풍을 일으켰다. 센터진을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2명 이상의 가용자원을 보유한 KTF의 전력은 그 짜임새와 깊이에서 어느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이런 탄탄한 전력은 장기레이스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변수는 역시 외국인 선수다. 지난 3년간 KTF가 꾸준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탁월한 외국인 선수선발에서 큰 힘을 얻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올해는 자유계약제도가 드래프트제로 회귀, 지난 시즌 준우승 주역이던 애런 맥기와 필립 리치를 모두 떠나보내야 했다.

다행히 새롭게 합류한 세드릭 웨버(195cm)와 타이론 워싱톤(202cm)이 최근 미국 전지훈련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이며 기대를 높였다. 또한, 성실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동료들과도 빨리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안도하는 분위기. 지난해 맥기-리치의 돌출행동으로 여러 차례 가슴을 쓸어내린 것을 떠올리면 한숨을 돌릴 만하다.

무엇보다 경쟁팀들이 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외국인선수 교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면, KTF는 아직까지 ‘외국인선수 농사’에 크게 실패한 적이 없는 추 감독의 안목을 믿고 있다.

한편으로 사실상 엔트리의 3분의2 이상이 바뀌며 팀컬러를 완전히 새롭게 가다듬어야한다는 것은 시즌 초반 조직력 문제로 드러날 우려도 있다. 이적생과 신인선수들의 빠른 적응을 위해서는 팀 리더인 ‘야전사령관’ 신기성의 역할이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부산 팬들이 KTF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부산 스포츠의 대명사로 불리던 프로야구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2000년 이후 무려 7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고, 프로축구마저도 부산 아이파크가 일찌감치 6강 PO행이 좌절되면서 큰 실망을 안겼기 때문.

KTF로서는 이번 기회에 야구와 축구를 대신해 부산 스포츠를 대표하는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하겠다는 야심도 품고 있다.

[관련기사]

☞ [프리뷰⑤] 모비스 ‘왕조 유통기한?’…유재학에 달렸다


☞ [프리뷰④] ‘슈퍼스타’ 허재-서장훈 궁합, KCC 성적 좌우한다?!


☞ [프리뷰③] ‘패배의식 걷힌’ 전자랜드…이제는 PO 정조준!



데일리안 스포츠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