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허재-서장훈 궁합, KCC 성적 좌우한다?!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0.07 20:47  수정

[2007-08 KBL 시즌 프리뷰④] 전주 KCC

전주 KCC는 ‘에어컨리그’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

2006-07시즌 15승39패(10위)에 창단 이후 첫 최하위라는 치욕적인 성적표를 거둔 KCC는 비시즌간 전력보강에 절치부심했고 FA 최대어로 꼽히던 서장훈과 임재현을 동시에 영입하며 일약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FA 대어들을 무리하게 영입하는 과정에서 KCC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상민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하는 파격적인 선택으로 거센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FA 자격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팀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며 재계약을 선택했던 이상민은, 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보상선수로 지명되어 서울 삼성에 이적하는 신세가 되며 뒤통수를 맞아야했다.

이에 분노한 홈팬들이 최형길 단장과 허재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펼치는 등 KCC는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어수선했던 여름이 지나가고 전주 KCC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허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KCC는 이제 스피드에서 ‘높이’를 주무기로 하는 팀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KCC의 마지막 프랜차이즈 스타로 꼽히는 추승균을 비롯하여, 어느 팀에서건 PO는 기본이라는 ‘성적보증수표’ 서장훈이 가세했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선발에서는 205㎝, 114.2㎏의 최장신 정통센터 브랜든 크럼프(25)를 지명하며 동부의 김주성-레지 오코사에 견줄만한 막강 ‘트윈타워’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2순위로는 가드에서 포워드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만능 플레이어로 꼽히는 제이슨 로빈슨(1m94)을 지명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중반 이적한 장신 포워드 정훈(2m)에 이르기까지 주전들의 높이에 관해서는 가히 10개 구단 중 최고를 자랑한다 해도 손색이 없다. 속공과 외곽슛이 좋은 임재현의 가세로 스피드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당장 내년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KCC를 1순위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은 지난해 도하 AG 차출과 부상 등으로 인하여 33경기에 출전하여 평균 16.3점. 4.7리바운드(야투율 51.2%)에 그쳤다. 자신의 프로농구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기도 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조금씩 잦아지는 부상과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내‧외곽을 넘나드는 득점력과 탁월한 농구센스 면에서 여전히 서장훈을 막을만한 국내 선수는 드물다.

서장훈의 공격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사이드 파트너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서장훈은 SK 시절의 재키 존스나, 삼성 시절의 올루미데 오예데지 처럼 리바운드와 패싱력을 갖춘 수비형 센터와 호흡을 맞췄을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크럼프가 존스나 오예데지가 해주었던 역할을 재현할 수 있다면 KCC의 정상탈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상대적으로 약점은 벤치가 약하다는데 있다. 서장훈-추승균-임재현 국내파 3인방의 연봉 합계만 해도 10억이 넘는다. 가드 임재현은 SK시절 공격력과 속공전개 능력에 비해 야전사령관으로서의 리더십과 경기조율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부호를 받았다. 어느덧 서른의 문턱에 접어드는 ‘만년 유망주’ 정훈의 부활도 변수다.

그러나 역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가장 큰 것은 다름 아닌 허재 감독이다. 허재 감독은 지도자 데뷔 첫해 팀을 4강으로 이끌며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는 듯 했지만, 지난 시즌 주전들의 잇단 부상악재 속에 농구인생 첫 꼴찌를 체험하며 머리가 온통 백발로 뒤덮이는 수모를 당했다. 비시즌에는 이상민 파동과 관련하여 ‘프랜차이즈 스타를 계획적으로 토사구팽했다’는 홈팬들의 비난에 시달리며 ‘신의 없는 지도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지난 시즌 동부와의 3대3 트레이드-외국인선수 선발과 교체 등, 팀 운영 면에서 여러모로 의문부호를 자아냈던 허재 감독으로서는 이번 시즌이 자신의 지도자로서의 능력과 전술적 색깔을 확실히 입증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 농구사상 역대 최고의 신-구 스타플레이어이자 이제는 선수와 감독으로 재회하게 된 서장훈과의 궁합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가 올 시즌 KCC의 성적표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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