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 ‘트윈 타워’ 다시 한 번!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0.05 15:41  수정

[2007-08 KBL 시즌 프리뷰(2)] FA 최대어 김주성과 재계약

정통센터 레지 오코사 가세.. 트윈타워와 수비농구 정상 재도전

‘김주성을 위한, 김주성에 의한’ 원주 동부는 지난 시즌 23승 31패라는 성적으로 8위에 그치며 2001-02시즌 이후 5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국보급 센터’ 김주성이 입단한 2002년 이후로는 최초이자 최악의 성적이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제공권과 수비를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동부는 지난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78.0실점으로 모비스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탁월한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득점이 76.6점으로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시즌 개막 직전 주포 양경민이 불미스러운 일로 36경기 출장정지(이후 21경기로 축소)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간판 김주성은 도하 AG에 차출돼 12월에 팀을 비웠다.

로베르토 버거슨-앨버트 화이트-빈센트 그리어로 이어지는 잦은 외국인선수 교체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설상가상으로 승부처였던 5~6라운드에서 김주성이 연이어 두 차례나 큰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 전창진 감독이 ‘선수 혹사’로 도마에 오르는 등 수난을 겪었다.

주전들의 부상공백과 잦은 외국인선수 교체의 후유증 속에서도 선방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계속된 악재에 발목이 잡히며 한 번도 정상적인 전력을 풀가동해보지 못했을 정도.

시련의 계절을 보낸 동부의 오프시즌 최대의 수확은 FA 최대어 김주성과의 재계약. 자유계약선수 사상 최고액인 6억8천의 연봉으로 경쟁팀의 접근을 사전 차단하며 김주성을 붙잡았다.

그러나 최근 잦은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인한 체력적 부담, 나날이 높아지는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하향세를 걷기도 했다.

외국인선수 선발방식이 드래프트제로 전환된 올 시즌에는 다시 한 번 골밑에서 토종 센터로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주성은 지난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17.3점-6.3리바운드-1.8블록슛-야투성공률 55.3%를 기록, 토종의 자존심을 세웠다.

또한 동부는 드래프트 참가선수 중 최고의 센터로 평가된 레지 오코사(27·204cm)를 얻는 성과를 거두며 자밀 왓킨스의 공백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했다. 김주성 영입 후 전통적으로 높이와 수비를 앞세운 강력한 고공농구를 구사했던 동부로서는 ‘트윈 타워’의 부활로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

그러나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지명한 윌리 팔리(32·191cm)가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기량미달로 퇴출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동부는 팔리의 대체 선수로 루이지애나 주립대 출신의 포워드 로저 워싱턴(30·1m96)을 보강했지만, 전통적으로 만능 플레이어를 요구하는데다 ‘외국인 선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동부의 3~4번 포지션에 잘 녹아들지는 미지수다.

외곽의 키워드는 지난 시즌 ‘흙속의 진주’로 평가받았던 강대협과 표명일에 달려있다. 강대협은 06~07시즌 54게임 전 경기에 출전해 11.6점-3점슛 40.6%를 기록하는 깜짝 활약으로 포워드진의 줄부상에 붕괴된 동부의 외곽을 책임지며 기량발전상까지 수상했다.

시즌 중반 KCC와의 3:3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표명일은 프로데뷔 이후 첫 늦깎이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신기성(KTF) 이후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던 동부의 포인트가드난을 해소했다.

그동안 동부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얇은 선수층이 꼽혔다. 라인업에 이렇다 할 젊은 유망주가 없고, 결정적으로 김주성을 보좌할만한 백업선수가 전무했다. 김주성 영입이후 항상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고, 우승에 대한 부담이 항상 컸던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것은 장기레이스에서 높은 주전 의존도로 인해 체력 과부하를 유발했고, 라인업의 고령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동안 신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데 인색했던 전창진 감독도 최근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잠재력을 확인한 이광재와 김봉수 같은 젊은 선수들에게 충분히 기회를 줄 전망이다.

‘김주성의 원맨팀’이라는 편견 아닌 편견을 벗어나 선수층 강화를 통해 동부가 2년만에 PO진출과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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