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양희종-김태술-정영삼 등 대어급 뉴페이스 풍성
어느덧 새로운 시즌 개막이 약 3주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07-08 프로농구’는 향후 한국농구의 10년을 이끌어갈 ‘신 황금세대’ 출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김태술(SK)-이동준(오리온스)-양희종(KT&G)등 그 어느 해보다 대어급으로 꼽히는 굵직한 신인들을 대거 나왔다. 농구계 일각에서는 서장훈(KCC)-현주엽(LG)-신기성(KTF) 등을 배출했던 1998년 드래프트 이후 9년만의 대어급 풍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프로농구는 뉴 스타 기근에 시달려왔다. 이상민(삼성), 문경은(SK) 등으로 대변되는 ‘농구대잔치 세대’가 어느덧 30대 초중반에 접어들며 노쇠했고, 순수하게 프로화 이후 배출한 스타는 김승현(오리온스), 김주성(동부), 방성윤(SK)등 손에 꼽을 정도다. 최근 프로농구 인기 하락에도 새로운 스타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신인들은 즉시 전력감으로 꼽히는 선수들이 많을뿐더러 팀내 비중도 예년 신인들에 비해 커질 전망이다. 올해는 외국인 선수선발이 자유계약제에서 드래프트제로 회귀,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이 예년보다 낮아진 덕에 국내 선수들의 영향력이 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들이나 쟁쟁한 팀내 선배들에게 가로막혀 출전기회가 적었던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분명 호재다.
이번 시즌 상위권에 지명된 선수들이 당장 첫 시즌부터 포지션 경쟁의 부담 없이 주전급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지난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차지했던 김태술(SK)의 경우, 작년까지 팀 주전이던 임재현이 올해 KCC로 이적,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무혈 입성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5년 연속 PO진출에 실패하며 실망을 안겼지만, 방성윤-문경은 등 특급 슈터들이 건재한 SK에서 김태술같은 정통파 포인트가드가 활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다. 또한 SK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진 감독은 지난 6년간 오리온스에서 당대 최고의 포인트가드 김승현을 발굴하며 우승까지 이끌어낸 경력이 있는 노련한 지도자다.
또 다른 신인왕 후보 이동준과 양희종도 데뷔 첫해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는 이미 지난 7월 열린 대만 존스컵과 FIBA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농구팬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뽐낸 바 있다.
혼혈출신으로 ‘다니엘 산드린’이라는 이름으로도 친숙한 이동준은 이번 신인드래프트 최고의 빅맨 유망주로 꼽힌다. 대표팀에서 같은 ‘귀화파’ 김민수(경희대)와 함께 대표팀의 인사이드 요원으로 활약했다.
탄탄한 체격에 스피드, 해외무대에서 가드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어 올 시즌 오리온스 공격농구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국내 귀화 이후 사실상 1년간의 공백과 빅맨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킬레스건.
‘만능 포워드’ 양희종은 올 시즌 KT&G 포워드진의 한축을 담당할 기대주다. 대표팀내 최고의 수비수로서 상대 주포를 꽁꽁 묶는 스토퍼로 활약했고, 가드진을 도와 볼배급과 속공가담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는 등 공수를 넘나드는 전천후 플레이어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만, 플레이 스타일상 부상의 위험이 잦다는 것과 그동안 프로무대에서 확실한 외곽슛을 갖추지 못한 포워드의 경우, 트위너로 전락할 위험성이 높다는 게 유일한 변수다.
이밖에도 올해 신인 중에서는 주목할 만한 숨은 진주가 많다. 함지훈(모비스)은 드래프트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대학시절 최고의 빅맨 중 하나로 꼽혔다. 뛰어난 득점기술과 백보드 장악력을 겸비한 알짜배기라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오사카와의 한일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보여준 함지훈의 가능성은 올 시즌 모비스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할 재목임을 입증 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 이외에도, 단국대 출신의 가드 박구영과 조선대 출신의 단신 포워드 최고봉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보강, 양동근과 김동우가 빠진 공백을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자랜드에 지명됐지만 KTF로 트레이드된 대학 최고의 득점기계 김영환, 돌파력이 뛰어난 가드 정영삼(전자랜드)등도 오는 시즌 프로농구 판도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기대주로 꼽힌다.
선배들과의 치열한 포지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과 아마무대와는 다른 프로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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