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충격의 6연패...5위 LG와 2.5게임차
삼성 라이온즈가 6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삼성은 27일 대전서 열린 한화전에서 선발 임창용이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2-6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최근 6연패를 당한 4위 삼성은 5위 LG와의 승차도 2.5게임으로 좁혀졌다.
한때 2위까지 조준했던 삼성이 9월 벌어진 12경기에서 4승1무7패로 무너지면서 이미 끝난 것으로 보였던 4강 싸움에 다시 불을 지피고 말았다.
´경우의 수´에 빠져든 삼성
남은 경기수를 감안한다면 LG의 대역전이 희박하긴 해도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시즌 최종전까지 4게임을 남겨두고 있는 5위 LG가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면 61승6무59패(승률0.5083)를 기록하게 된다. 현재 59승4무56패(4무)의 삼성이 남은 7경기에서 3승4패를 할 경우, 승률 2모 차이로 LG는 삼성을 제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던 삼성을 ´경우의 수´ 함정에 빠져들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선발진의 붕괴다. 9월 열린 12경기에서 삼성의 선발 투수들이 기록한 투구 이닝은 모두 45이닝이다. 9월 들어 평균 4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것.
삼성은 9월 들어 선발 투수들 보다 불펜 투수들이 소화한 이닝이 더 많을 정도로 기형적이다. 지난 20일 메존이 SK전에서 5와2/3이닝을 투구한 것이 9월 마운드에 오른 삼성의 선발 투수들 가운데 최다 이닝일 정도로 선발 투수들이 맥없이 무너지고 있다.
제아무리 ´최강 불펜´을 보유한 삼성이라도 선발 투수들이 4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는 노릇. 이날도 선발 투수 임창용이 3회를 버티지 못하고 일찌감치 물러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한화에 빼앗긴 채 6연패를 당해야 했다.
삼성 선발 투수들이 9월 들어 평균 3.2이닝을 투구하면서 6.54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 삼성의 문제가 어떤 것인지 확실히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해결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에 있다.
물론 LG가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의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역시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선발진의 조기 강판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 불펜진들의 부담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경우 삼성이 남은 7경기에서 4승을 거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키는 야구´가 불러온 삼성의 위기
삼성은 차원이 다른 강력한 불펜을 바탕으로 한 ´지키는 야구´를 선보이는 팀이다.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는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중간계투 중심의 야구로 돌풍을 일으켰던 김성근 감독(현 SK 감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당시 하위권으로 평가받던 97년의 쌍방울과 2002년의 LG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동력도 강력한 불펜진 활용이다.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를 중간에 기용한다는 점에서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와 비슷하다.
그러나 당시 김성근 감독이 투수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라면 현재 삼성의 선동열 감독은 다른팀 마무리급 투수 여러 명을 중간에서 기용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투수진의 인프라 자체가 다른 것.
올 시즌 삼성은 윤성환-안지만-권혁-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역대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막강한 불펜진을 탄생시켰다. 가히 선동열 감독의 역작이라 부를 만한 불펜진이다. 그러나 ´지키는 야구´의 위력이 극대화 된 상황의 반대급부는 선발진의 약화였다.
올 시즌 삼성의 선발 투수들은 119경기에서 모두 594이닝을 투구했다. 평균 투구이닝이 5회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선발 투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투구를 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여기에는 우수한 투수 자원을 불펜으로 확보하면서 빚어진 선발과 불펜 자원의 ´빈익빈 부익부´도 영향을 끼쳤다.
또한 우수한 불펜진을 가동해 승리를 지켜내기 위한 욕심으로 잘 던지는 선발 투수도 5회가 지나면 교체하는 마운드 운용이 ´5이닝用 선발 투수´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물론 삼성은 ´지키는 야구´로 한국시리즈 2연패 위업을 달성, 결코 잘못된 선택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많은 승리를 지켜준 ´지키는 야구´가 시즌 막판 삼성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선동열 감독이 ´지키는 야구´를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지키는 야구´가 없었다면 삼성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라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생각지도 못했던 ´경우의 수´에 빠져든 삼성,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지 삼성의 마지막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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