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가위 악몽’…포스트시즌이 더 걱정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09.27 19: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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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겐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 연휴였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삼성에게는 악몽 같은 한주였다.



삼성 ‘선동렬호’가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며 갑작스런 난국에 빠졌다. 지난 26일 경기에서 한화에 2-9로 대패하며 최근 5연패, 지난 13일 대구 한화전이후 1승6패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같은 날 KIA에 1-5로 일격을 당하며 6연승 행진을 마감한 2위 두산과의 승차는 무려 5.5게임. 2위 경쟁은 이미 물 건너갔고 3위 한화와의 승차도 2.5게임으로 쫓기고 있다.

선동렬 감독 부임 이후 삼성의 최다연패는 지난 5월초 당했던 7연패. 특히 6월초 이후로는 한 차례도 3연패 이상 당하지 않았던 삼성에겐 시즌 막바지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위기다.

어느 팀이든 장기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최소한 2~3차례 이상의 고비가 찾아오게 마련이지만, 삼성은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타격과 마운드가 무너지는 동반 침체현상을 보이고 있어서 걱정이 태산이다.

삼성은 선동렬 감독 부임이후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로 팀컬러를 바꿨다. 삼성이 지난 2년간 다소 노쇠한 타선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투수력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5연패를 당하는 동안 삼성은 선발투수의 승리 조건인 5이닝 이상을 채운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제이미 브라운, 브라이언 매존, 전병호로 이어지는 1-2-3선발이 모두 초반에 무너지며 ‘지키는 야구’의 기본적인 중심축이 흔들렸다. 특히, 전병호는 2경기 연속 4이닝을 넘기지 못하는 극심한 난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구원투수가 계속 조기 투입되는 부담 속에 과부하가 걸린 막강 불펜진도 구위가 부쩍 떨어졌다. 안지만(6이닝 9피안타 5실점 방어율 7.50)-정현욱(5⅔이닝 6피안타 4실점 방어율 6.35)-권혁(3⅔이닝 4피안타 6볼넷 5실점, 방어율 12.37)의 불펜 핵심 3인방이 정신없이 두들겨 맞았고, 심지어는 최후의 보루인 마무리 오승환(37세이브)마저도 지난 22일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연장접전 끝에 무너지며 이래저래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



올 시즌 평균 자책점 3.66을 기록 중인 삼성은 최근 5연패를 당하는 동안 무려 34점(경기당 6.8점)을 허용하는 난조를 보였다. 같은 기간 득점은 실점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17점(3.4점). 양준혁(0.524, 21타수 11안타 2타점)과 심정수(0.313. 16타수 5안타 2홈런 3타점) 정도가 분전했지만 전반적으로 타선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서머리그에서 폭발적인 강세를 보였던 삼성은 가을에 접어들며 잦은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갖은 경기 연기로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경기일정이 불규칙하면 타격 감각에도 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만, 투수력 의존도가 절대적인 삼성으로서는 우천으로 등판 일정이 자주 변경되며 투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어려웠던 것이 가장 큰 치명타였다.

9월 이후 삼성 선발진 가운데 등판 간격을 제대로 지킨 투수는 1명도 없다. 1주일에서 10일 만에 겨우 마운드에 오르는가 하면, 불규칙한 등판 간격으로 선발투수가 중간계투로 임시 보직 변경되는 사례도 있었다.

여기에 공교롭게도 9월에는 유독 원정경기가 많아서 삼성은 추석 연휴까지 포함된 2주 동안 타지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해야했다. 장거리 원정의 부담과 우천 연기의 악순환이 이어지며 선수들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문제는 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포스트시즌이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편하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온 삼성으로서는 2003년 이후 4년 만에 준플레이오프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 몇 년간 삼성이 시즌 막바지에 이토록 팀 분위기가 무너졌던 것도 드문 사례. 취임 3년 만에 지도자 생활의 고비를 맞고 있는 선동렬 감독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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