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 종교적 병역 거부자의 대체복무 허용에 거센 반발
“반국가·반사회적 행위 인정하고 불평등 초래한 졸속결정”
종교를 사유로 입영을 기피하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오는 2009년부터 대체복무를 허용키로 한 것과 관련, 향군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박세직, 이하 향군)은 18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결정에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향군은 “국방의 의무를 일부 종교의 교리를 빙자하여 거부한다는 것은 국민의 도리를 져버린 반국가·반사회적 행위”로 규정한 뒤 “정부는 국민개병제의 근간을 훼손하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수많은 국군장병들과 불평등을 초래하는 졸속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향군은 “대체복무 허용은 기회주의적인 징병거부자들에게 병역 기피의 명분을 제공해주는 위험한 발상으로 국가안보를 위해하고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게 된다”면서 “남북 분단상황에서 종교적 또는 양심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자에 대한 대체 복무허용은 시기상조인 바, 정부는 대체복무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국민의 4대의무인 병역을 거부할 권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종교적 병역 거부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다. 종교적 병역 거부자들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입영 대상자들은 ‘연예인과 사회 특권층의 비리수단 될 수 있는 만큼 의무 불이행에 따른 권리 포기 등의 불이익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특히 소수인 종교적 병역 거부자들을 위해 다수의 형평성에 어긋나는 결정을 한다는 것은 종교가 헌법 위에 군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정종교의 자유를 위해 헌법과 민주주의가 악용된다는 반발도 거세다.
향군의 입장도 이같은 반발기류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병역의 의무는 ‘분단국가’이자 ‘주적’이 존재하는 한국의 특성상 필요한 것인데도 현정부 들어 ‘인권’을 내세워 이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향군은 정부의 결단을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강력투쟁’을 예고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취할 예정이다. 특히 병역법과 사회복지 관련법령, 향토예비군설치법 등 관련법 개정시 반대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혀 750만 회원을 거느린 향군의 조직적 대응이 있을 경우 정부에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18일 “종교적인 사유 등으로 집총(입영)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군대 대신 다른 방법으로 병역을 이행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를 허용키로 했다”며 “내년까지 병역법과 사회복지 관련법령, 향토예비군설치법 등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대체복무를 희망하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서는 자격판정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해당 종교단체 증빙서류와 당사자 면담 등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할 이다.
정부는 병역거부 분위기의 확산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강구한다는 차원에서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분야는 일반 사회복무자보다 더 힘든 분야에서 합숙 근무를 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곳은 전남 소록도의 한센병원, 경남 마산의 결핵병원, 서울과 나주, 춘천, 공주 등의 정신병원 등 9개 국립 특수병원과 전국 200여개 노인전문요양 시설 등이다.
복무 기간도 현역병의 2배인 36개월로 확정됐다. 이는 공익근무요원 등 일반 사회복무요원보다도 14개월이 더 길다. 대체복무자들은 전국 11개 지방병무청의 사회복무관리센터 요원들이 상시 감시한다. 대상자로 선정된 후 위법 사실이 발견되거나 부실 복무가 드러나면 대체복무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물론이고 형사 처벌도 검토하고 있다.
종교적 병역거부자는 2002년 826명, 2003년 565명, 2004년 756명, 2005년 831명, 2006년 783명 등 모두 3761명이다. 이 중 거의 대부분인 3729명은 특정종교 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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