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최고령 20-20, 장성호 10년 연속 3할 도전
리오스 선발 20승-1점대 방어율 동시 도전
야구는 흔히 ‘기록의 스포츠’라고들 한다.
팀 승리와 우승에 비견할만한 것은 없다고 하지만, 칼 립켄 주니어의 통산 최다경기 연속출장 기록이나 로저 클레멘스의 최고령 20승과 사이영상, 그레그 매덕스의 17년 연속 15승처럼 꾸준함으로 빚어낸 ‘위대한 기록’들은 우승 경력 못지않은 무게로 팬들의 기억과 야구 역사에 남는다.
올 시즌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면서 2007년 한 해 동안 선수들의 피땀으로 빚어낸 성적표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에는 기록달성에 성공할 경우, 한국야구사를 새로 쓸 만큼 놓치기 아까운 대기록이 적지 않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역시 사상 최초의 투수 선발 20승-1점대 방어율 동시 달성이다. 두산의 ‘고무팔’ 다니엘 리오스는 현재 19승-방어율 1.94로 다승과 방어율 양대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프로야구 26년간 선발 20승과 1점대 방어율을 동시에 기록한 투수는 아무도 없다. 선발 20승만 하더라도 95년 이상훈(LG) 이후 12년 만에 도전하는 대기록이다.
현재 두산은 9경기를 남겨두고 있어서 산술적으로 1~2경기 정도 등판이 가능한 리오스가 20승에 도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20일 현대전 혹은 25일 KIA전 정도에서 리오스의 가록 달성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장성호의 ‘10년 연속 3할’ 도전도 놓치기 아까운 대기록이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을 때린 장성호는 양준혁(38·삼성)의 기록(1993∼2001)과 타이를 이루고 있다.
현재 타율 0.286(360타수 103안타)를 때려낸 장성호는 남은 12경기에서 최소한 40타석 이상 들어선다고 감안했을 때, 17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내야 시즌 3할대에 턱걸이할 수 있다.
팀이 사실상 꼴찌를 확정지은 상황이라 개인 기록 도전에 큰 부담이 없다는 것은 장점. 그러나 최근 5경기 성적이 타율 0.250(16타수 4안타)로 좋지 못하다. 지난 6월에 당한 무릎 부상이후 흐트러진 타격 페이스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양준혁의 ´최고령 20-20´ 달성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 양준혁은 18일 현재 109게임에서 21홈런-17도루를 기록,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클럽에 개인통산 4번째이자 최고령(38세)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의 성적표가 한 달 전과 변함이 없다는 것. 상반기까지 ‘회춘파워’를 과시하며 위용을 뽐냈던 양준혁은 8월 이후 홈런과 도루를 겨우 1개씩 추가하는데 그쳤다.
홈런은 이미 커트라인을 넘어섰지만 도루는 불과 3개를 남겨둔 지금, 8월 4일 SK전 이후 정지 상태다. 지난달 17일 LG전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당한 발목부상을 안고 있는 양준혁으로서는 팀의 2위 경쟁과 포스트시즌이라는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개인기록에 연연할 여유가 없다. 그나마 통산 2000안타와 15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돌파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한 시즌이었다.
양준혁의 경우에서 보듯, 대기록에 도전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도 주로 살벌한 승부의 세계에서 ‘오래 살아남은’ 베테랑들의 몫이다. ‘도루계의 거성’ 전준호는 올 시즌 11개의 도루를 추가하며 사상 첫 17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전준호는 이미 도루 부문 통산 최다 기록(532개) 보유자이기도 하다.
또한 도루보다 더욱 뜻 깊은 기록은 통산 최다 경기 출장 신기록. 17일까지 총 1945경기(2007시즌 110경기)에 출전해 기존 기록 보유자인 장종훈(전 한화, 1950경기)에 5경기 차이로, 전준호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다 출장 선수라는 영예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 대기록이라는 틀에서 가장 아쉬움을 남긴 선수는 ‘한화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다. 지난해 최초 200승을 돌파한 송진우는 올 시즌에는 사상 최초의 3000이닝 등판과 2000 탈삼진 기록이 유력시됐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팀내 선발 경쟁에서 탈락하며 26이닝 21탈삼진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현재 대기록 달성에 147이닝과 38 탈삼진을 남겨둔 송진우는 내년 시즌에도 현역생활을 지속할 계획이지만, 선발 요원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대기록 달성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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